ⓒ News1밤이면 심하게 가려운 아토피 피부염 영유아의 33% 식품 알레르기 증상
음식 풍족한 요즘 곳곳이 지뢰밭…막연하게 음식 가리면 ‘성장 장애’ 초래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검사받고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 숙지하고 관리 필요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 마음은 뭉개진다.
아토피 피부염는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고약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밤잠 못 이루는 아이를 지켜보는 엄마·아빠는 속으로 피눈문을 흘리기 일쑤다.
연간 아토피 피부염 환자만 100만명이 넘고, 이 중 절반가량이 9세 이하 어린이다. 매일 밤 어림잡아 100만명의 엄마·아빠가 아토피를 원망하며 자다 깨다를 반복한다.
“우리 아이 아토피 피부염만 없앤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부모들이 줄을 서고 있으나 장기전을 각오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월 부산에서는 평범한 30대 주부가 5년간 아토피로 고통받은 딸을 목졸라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꾸준한 치료와 부모들의 세심한 관심만 있다면 아이가 클수록 증상은 완화되고 밤잠 못 이루는 고생은 덜해진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 단국의대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희철 교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조남준 박사 도움말을 통해 눈물 닦아주는 아토피 건강법에 대해 알아본다.
◇가족력으로 인한 발병이 70~80%
아토피란 말은 그리스어로 비정상적인 반응을 뜻한다. 밤이면 심한 가려움증이 몰려오는데 어른도 참기 어렵다. 피부를 만지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알면서도 긁게 되는 이유다.
왜 아토피 피부염이 생기는지 지금까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 면역, 약리 생리학적 요인과 알레르기 등이 원인으로 추정될 뿐이다.
피부 장벽이 손상되거나 환경오염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가 더 슬픈 이유는 가족력과 높은 연관성 때문이다. 가족력은 환자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 같이 사는 사람들의 의학적 내력을 말한다.
아토피 환자의 70~80%는 가족력이 있으며, 부모 중 한 명이 아토피이면 자녀의 50%에서 발생한다.
부모 모두 아토피 질환이 있으면 자녀의 79%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의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어떤 경로로 아토피가 유전되는지는 의학계가 해결할 숙제다.
깨끗이 씻지 않아서 생기는 피부병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잦은 목욕은 피부가 더 나빠지는 지름길이다. 아토피를 앓는 아이는 영아 천식이나 비염 같은 질환이 잘 발생하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밤이면 더 가려워 수면 장애 유발
아토피 피부염은 가려움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한 가려움증으로 긁거나 문질러서 피부 상처가 심해지고 이로 인해 다시 가려워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가려움증은 보통 밤에 심해져서 수면 장애를 일으킨다.
보통 생후 2~3개월 이후에 갑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난다. 양 볼이 붉어지는 홍반이 나타나고 가려움을 동반한다.
두피와 사지에도 증상이 나타나며 피가 나면 감염을 일으켜 피부에 딱지가 생기거나 고름이 찬 상태로 피부에 오돌오돌 한 것이 올라온다.
아토피 피부염 연령대별의 증상./ⓒ News12~10세 소아기에는 팔꿈치 앞부위 등에 피부염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엉덩이, 눈꺼풀, 손목, 발목, 입술 등에도 나타난다.
가려워서 긁으면 피부에 상처가 생기고 갈라져 2차 감염으로 이어져 진물이 나고 피부가 축축해지는 습윤성 피부염으로 진행된다.
만성으로 발전하면 피부가 점점 건조해지고 주름이 두꺼워진다. 증상은 개인·나이에 따라 다양하다.
◇숨은 복병 식품 알레르기
아토피 피부염의 또 다른 복병은 식품 알레르기다. 이 질환을 앓는 영유아의 33%가 식품 알레르기 증상을 동반해 부모들이 마음 놓고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기 어렵게 만든다.
땅콩이나 계란 성분이 들어간 음식을 먹은 아이가 호흡 곤란 등으로 응급실에 내원하고 부모들이 눈물을 뿌리는 이유가 식품 알레르기 때문이다.
먹거리가 풍족해진 요즘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린다. 그렇다고 정확한 진단과 검사 없이 아이에게 음식을 주는 것을 꺼리면 성장 지연을 초래한다.
식품 알레르기가 조절되기 어려운 건 아이가 성장하면서 입맛이 변하고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탓이다. 다양한 양념이 들어가는 음식에는 미처 확인하기 어려운 알레르겐 성분이 포함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고 어떤 음식을 언제, 어떻게 섭취할 것인지 의사 도움을 받는 것이 최선이다.
최근에는 식품알레르기에 대한 검사법이 정확해지고 있어 부모들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검사를 받은 이후에도 꾸준한 검사와 추적을 통해 관리하는 수고스러움이 필요하다.
그래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아이를 둘러업고 응급실을 방문하는 악몽을 줄일 수 있다.
◇피부 청결 유지하고 적절한 수분 공급
아토피 피부염은 특별한 약이 없으므로 온도와 습도에 신경 쓰고 피부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진물과 수포 등이 생겨 지저분해 보이므로 자주 목욕을 시키는 엄마들이 많은데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
피부가 건조하면 20분 정도 욕조에 몸을 담근 후 로션이나 크림을 발라준다.
재발이 쉬우므로 먹는 약과 연고를 함께 사용하지만 의사의 처방 없이 연고를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약간의 소독 효과를 지닌 약물이나 생리적 식염수에 상처 부위를 담그거나 얼음으로 냉찜질하는 방법을 쓴다.
이렇게 하면 수일 내로 진물이 줄어든다. 증상이 좀 더 심하면 먹는 약을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먹는 약으로는 항히스타민제, 부신피질 호르몬제(스테로이드)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감마리노릭산이라는 필수 지방산 계통의 약이 처방되는데 스테로이드 약에 비해 장기간 사용해도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심한 아토피 피부염은 자외선 치료나 전신 스테로이드, 전신 면역억제제, 면역조절제 인터페론 등을 처방하기도 한다.
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