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발달과 더불어 최근의 우리의 영양문제는 영양불량이 주된 관심사였던 과거와는 달리 에너지 과잉 및 영양불균형으로 인한 비만과 만성질환 유병률의 증가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에서는 국민건강의 증진을 위해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영양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2007년 12월부터 “식품 등 표시기준”을 개정하여 지방을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으로 세분화하여 표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지금부터 국가에서 앞장서서 트랜스지방을 알리고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기 위한 올바른 식품 선택 및 조리법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트랜스지방이란 무엇인가?
트랜스지방은 액체 상태인 식물성 지방에 수소를 첨가하여 고체 상태로 만들 때 생겨나는 지방으로 대표적인 것이 마가린과 쇼트닝과 같은 경화유이다. 1960년대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식물성 경화유는 동물성 기름의 포화지방이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알려지면서 식품 내 포화지방의 함량을 낮추기 위해 동물성 기름 대신 사용되었다. 특히 경화유는 값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음식을 바삭바삭하게 하고, 냉동식품을 오래 보관하게 해주며, 고소한 맛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과자나 빵류, 튀김 등의 제조 과정에 많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하여 식물성 경화유에 함유된 트랜스지방이 포화지방보다 더 심혈관계 질환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트랜스지방의 표시제도를 도입하여 모든 식품에 대하여 트랜스지방 함량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법적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트랜스지방 섭취가 많으면 건강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
트랜스지방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위험인자인 LDL-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는 높이는 반면 HDL-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의 농도는 감소시킴으로써 관상동맥질환이나 동맥경화 등의 질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그 외에 트랜스지방의 섭취량과 체내 축적량이 높으면 유방암, 대장암의 유발 가능성이 높아지며, 1일 열량 섭취에서 트랜스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평균 3%에서 2%로 낮추면 제2형 당뇨병의 발병을 40%정도 줄여주는 것으로 보고한 연구결과들도 있다. 트랜스지방은 칼로리 이외엔 아무런 영양가도 없고, 건강에 대한 위험은 다른 식품 오염물질이나 농약보다도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가능한 적게 섭취할수록 좋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트랜스지방을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1% 미만(하루 2,000kcal를 섭취할 경우 트랜스지방은 약 2.2g 미만)으로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트랜스지방 섭취 감소를 위해 2006년에 동양권 국가 최초로 정부차원의 관리 정책을 마련하여 트랜스지방 저감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식품산업체 역시 정부의 트랜스지방 저감화 정책에 동조하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실시한 결과 2012년 시중 유통 중인 과자류 중 트랜스지방 제로화 비율(1회 제공 기준량 당 0.2g 미만)이 99%로 나타나 2005년 조사 당시 36%였던 것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다. 또한 2012년 국내 유통 과자류 중 트랜스지방 함량을 조사한 결과, 1회 제공기준량(30g) 당 트랜스지방 평균 함유량이 2005년 0.7g 대비 93% 저감화된 0.05g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트랜스지방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러나 영양성분에 트랜스지방이 ‘0’이라 표기되었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현재 국내 표시기준은 트랜스지방이 기준량당 0.2g미만인 경우 ‘0’으로 표시할 수 있으므로, 가공식품의 섭취량이 많아지면 누적된 트랜스지방의 섭취량은 ‘0’이 아닐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과자 30g 당 트랜스지방이 0.15g 이어도 표시는 ‘0’으로 할 수 있지만, 이 과자를 100g 섭취하게 되면 트랜스 지방을 0.5g 섭취하게 되므로 트랜스지방 ‘0’인 제품이라고 마음 놓고 먹어서는 안 된다. 또한, 일부 제품의 경우 트랜스지방을 줄이는 대신 포화지방을 이용하여 음식의 맛과 향미를 증진시키는 경우도 있으므로 식품 선택 시 트랜스지방뿐만 아니라 포화지방의 함량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내 과자류 트랜스 / 포화지방 함량
구분 |
1회 제공기준량 중 함량평균 ± 표준편차 (범위) (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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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지방 |
포화지방 |
|
비스킷류 |
0.05 ± 0.04 (0~0.2) |
4.0 ± 1.3 (0.4~7.4) |
초콜릿가공품 |
0.07 ± 0.07 (0~0.3) |
4.5 ± 1.1 (1.3~6.4) |
스낵류 |
0.04 ± 0.02 (0~0.1) |
2.3 ± 0.9 (0.6~4.3) |
평균함량 |
0.05 ± 0.04 |
3.4 ± 1.5(추( |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2012) |
국산 과자류의 트랜스지방 함량
국산 과자류의 포화지방 함량
(식품의약품안전처, 2012)
트랜스 지방 섭취, 이렇게 줄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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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보다는 가능한 한 자연식품을 선택한다.
트랜스지방은 주로 식품을 가공할 때 첨가되기 때문이다. 밥과 국으로 된 한식을 골고루 먹고, 간식으로 빵과 과자류 보다는 과일, 감자, 옥수수 등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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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은 포장지에 있는 영양성분표시에서 지방 함량을 반드시 확인한다.
트랜스지방이 없고, 가급적이면 포화지방 함량도 적은 것으로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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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조리할 때 마가린은 사용하지 않는다.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 등의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단, 불포화지방의 함량이 높으므로 산소와 맞닿아 산패하지 않도록 밀봉하여 어두운 곳에 보관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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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에 튀긴 음식은 조금만 먹는다.
식물성 기름은 자연적으론 트랜스지방이 매우 적지만, 가열하면 가열 온도와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트랜스지방산 함량도 증가한다. 특히, 밖에서 파는 튀김의 경우에는 쓰던 기름을 계속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가급적 선택하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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