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뇨학회에 따르면 당뇨환자의 합병증으로 망막증과 신증, 신경장애, 말초혈관장애, 대혈관장애에 이어 치주질환을 제6의 당뇨 합병증으로 선정한 바 있다.
치주질환은 치아 주위 조직에 병이 생기는 것으로 흔히 ▲이가 시리거나 ▲잇몸이 붓고 피가 나며 ▲이가 흔들려 씹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잇몸이 내려가 치아 뿌리가 드러나는 증상이다.
이러한 치주질환은 치아 표면에 붙은 세균덩어리의 얇은 막인 치태(플라그)에 의해 발병한다. 치태는 칫솔질을 통해서만 제거되는데 제때 제거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침 속의 칼슘과 인 같은 성분이 세균에 부착돼 단단한 치석으로 변한다. 치석은 양치질로 없어지지 않고 스케일링(치석제거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치주질환은 당뇨환자의 혈당치를 악화시켜
치주질환은 만성염증성 질환으로 특정인자의 분비촉진을 통해 당뇨병의 혈당치를 악화시키며, 이로 인한 고혈당이 동맥경화를 가속화시키고 나아가 협심증, 심근경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제1형 당뇨는 청년기에 발병하며 치주질환의 이환율이 높고 질환의 정도가 중증이다.
제2형 당뇨는 일반인과 비교해 치주질환 발병이 약 2.6배, 치조골 소실이 3.4배 이상 진행되며, 또한 비만 경향이 있을수록 치주질환이 중증으로 진행된다. 당뇨는 치주질환의 시작 및 진행에 관여하고, 치주질환은 혈당치를 악화시킨다.
신승일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당뇨환자는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치태의 정도는 유사하더라도 치은혈구액과 혈액의 포도당 양이 높다”며 “이렇게 증가한 포도당 농도는 치주질환을 악화시키는 세균의 증식을 유발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복혈당수치에 따라 치료시기 결정
치주질환의 치료는 스케일링을 통한 치태와 치석 제거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증상에 따라 치은 소파술, 치조골 성형, 치은 절제술 등 다양한 치료가 시행된다. 하지만, 당뇨환자는 혈당 수치에 따라 치료시기가 정해진다.
신승일 교수는 “공복혈당이 70mg/100mL 미만이거나 200mg/100mL를 초과하면 응급치료 외의 치료는 혈당 조절 후에 시행한다”며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합병증의 징후가 없고 혈당이 조절되고 있는 2형 당뇨병 환자는 치과 진료를 받을 때 특별히 주의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양치질을 습관화해야 한다. 최소 하루 2번, 2분 정도의 칫솔질이 필요하다.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사용하면 치태의 95%까지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3~4개월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