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눈물길 막힘, 노화·염증이 주원인… 실리콘관 넣거나 ‘뚫는 시술’ 필요
ㆍ안구가 뻑뻑해지는 건조증 올 수도…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 습관 바꿔야
눈물은 항상 일정량이 분비되어 안구가 매끄럽게 움직일 수 있게 적셔줘야 정상이다. 건조하고 추운 겨울에는 ‘남몰래 흐르는 눈물’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누네안과병원이 최근 3년간 눈물흘림증상으로 병원을 처음 찾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의 환자가 54%로 1년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눈에 고인 눈물양이 많아지면 눈물길을 따라 코 속으로 서서히 빠져나간다. 이 길이 막히거나 좁아지면 눈물이 눈 밖으로 넘치는 현상, 눈물흘림증(유루증, 乳漏症)이 생긴다. 눈물흘림증은 눈물길 중에서 코 바로 위쪽의 비루관(코눈물관)이 막히면서 생긴다.
눈물길이 막히는 주요 원인은 노화로 인한 눈물길 퇴행이나 눈·코의 염증이다. 눈병을 앓거나 축농증이 있으면 눈물길 폐쇄 가능성이 더 높다.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한 눈물점 일시 폐쇄 또한 눈물흘림증을 유발한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안센터 정수경 교수는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눈물주머니에 고여 있는 눈물이 세균에 감염되면 눈꺼풀(안검)이나 눈물주머니(누낭)에 염증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눈가와 눈 부위 콧등 옆이 벌겋게 되고, 눈 주위가 헐고 짓무르며 충혈, 눈곱, 통증이 생길 뿐 아니라 눈에 항상 눈물이 고여 시야가 뿌옇고 시력도 더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눈물길 폐쇄나 협착 여부는 눈 안쪽에 있는 눈물길 입구에 생리식염수를 주사해 물이 내려가는 정도를 알아보는 눈물관 세척검사로 비교적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안약으로는 좁아진 눈물길을 치료할 수 없고, 개통해주는 적절한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하다.
부분적으로 막힌 눈물길은 실리콘관을 2~3개월 동안 넣어 좁아진 곳을 안정적으로 넓혀준 뒤에 제거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눈물길이 완전히 막혀 있다면 실리콘관 삽입술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드릴로 눈물주머니와 코 사이에 있는 뼈를 일부 제거하거나 뚫고 길을 내는 수술이 필요하다.
폐질환, 심장병, 고혈압 등 지병으로 전신마취가 어려운 경우는 눈물길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뼈에 레이저로 구멍을 내 새로운 눈물길을 만드는 시술이 쓰인다. 비용이 비싼 것이 큰 단점이다. 레이저 시술과 실리콘관 삽입술을 병용하면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안구건조증도 가려운 증상이나 눈물이 넘치는 원인이다. 눈물은 그 양은 물론 지방·점액·수성(물) 등 조성 성분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눈물이 적거나 매끈하지 못하면 안구가 가렵고 뻑뻑해지는 안구건조증(건성안)이 된다. 안구가 심하게 건조해지면 눈물이 일시적으로 많이 나온다. 눈물길이 막히지 않았어도 눈 밖으로 주르륵 눈물이 넘친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분비검사와 더불어 눈물의 성분을 분석해 기본적으로 인공눈물 등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심한 안구건조증 환자의 경우 인공누액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눈물흘림증과는 반대로 눈물이 빠져나가는 길을 막아주는 간단한 수술인 누점 폐쇄술이 필요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일차적으로 인공누액을 사용해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인공눈물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 눈을 혹사시키는 작업을 삼가는 것이 첫째다. 장시간 컴퓨터나 스마트폰 단말기를 보는 것은 매우 나쁘다. 의식적으로 눈깜박임을 늘리고, 수시로 먼 곳을 보거나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