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완치 했더니 이번엔 대장암 … ‘전이’아닌 ‘이차암’

 

‘암 생존자 건강증진과 예방’

강연자 : 신동욱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강영호 교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스마트건강경영연구실)

작성자 : 국민건강지식센터

서울 구로구의 김모(59)씨는 지난 2003년 위암 1기 판정을 받고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철저한 식이조절과 금주, 금연을 실천한 결과 다른 장기로의 전이는 발견되지 않아 안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4년 엉뚱하게도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국가 암 검진프로그램에 따라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는 도중 15mm의 용종이 발견되어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것이다. 김씨의 경우 평소 빈혈이나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이 있었지만 설마 또 암에 걸릴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암을 한번 겪은 환자에게 원래의 암 이외에 새로운 암이 발병하는 것을 ‘이차암(Second primary cancer)’이라고 한다. 암이 원래 있었던 부위에서 다시 자라는 재발이나 다른 부위로 옮겨져서 자라는 전이와는 다른 개념이다. 예컨대 위의 사례와 같이 위암 환자가 완치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 새로 대장암이 생기는 경우다.

 

이차암의 발병요인으로는 유전, 생활습관, 인슐린 저항성, 흡연과 비만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유전적 성향으로 관련된 암이 특정 환자에게 순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BRCA 유전자가 양성인 사람은 유전적인 원인에 의해 유방암, 난소암이 차례로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

BRCA (Breast Cancer gene)유전자 

유전성 유방암과 난소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BRCA1과 BRCA2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평생 동안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은 45∼65%, 난소암이 발생할 확률은 11∼39%로 높아져 암 발생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두 명 이상인 경우, 가족 중에 난소암 환자가 있는 경우, 본인 혹은 가족 중에 남성 유방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처음 생긴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방사선·항암제 등에 의해 정상세포의 유전자가 변형되는 것도 원인 중 하나이다.

 

암을 한번 겪은 사람이 다시 암에 걸릴 확률은 암을 겪지 않은 사람에 비해 1.1배에서 1.6배 높다. 특정 암과의 상관관계도 있는데 대장암을 겪은 환자는 위암, 전립선암, 갑상선암이, 그리고 자궁경부암 치료를 받은 환자는 폐암이 이차암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또 유방암과 같은 예후가 좋은 암을 겪은 경험자는 이차암이 발생할 경우 사망위험률이 3~4배 증가하기도 한다.

 

이차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1차적으로 생긴 원발암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암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차암은 기존암(원발암)이 다시 생기는 재발이나 원발암 세포가 혈액 등을 타고 다른 부위로 옮겨가는 전이와는 달리 다른 부위에 다른 성격을 가진 암세포가 발생하는 것으로, 원발암 추적만으로는 이차암을 예방하거나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연과 금주는 필수다. 담배와 술은 그 자체로도 암 발생의 원인이지만 암 치료 후 흡연·음주 습관은 재발과 이차암 발생위험을 높인다. 비만 역시 이차암 발생에 큰 요인이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편 암 경험자는 면역과 체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예방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지식으로 면역 이상이 없는 경우 인플루엔자나 폐렴구균, 다프테리아-파상풍, B형감염 등 예방접종을 맞아야 한다.

 

 

※위 내용은 5월 6일 수요일 오후 7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함춘 강의실(종로구 연건동 소재)에서 열린 ‘건강증진 및 질병관리임상개론’ 강의 내용입니다.
다음 글은 5월 13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함봉진 교수와 강영호 교수가 강의한 ‘우울증 및 자살의 예방과 관리’로 구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