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30년간 우리나라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은 남성의 전립선암(10배)과 여성의 췌장암(4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사망률이 가장 크게 줄어든 암은 남녀 모두 위암이었다.
공주대 보건행정학과 임달오 교수팀(단국대의대 하미나 교수, 보건산업진흥원 송인명 연구원)은 30년(1983~2012년) 사이 국내 13개 주요 암의 사망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이런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암 역학'(Cancer Epidemiology) 12월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우리나라 10만명당 암사망률은 1983년 당시 남성이 위암(83.5명), 간암(48.6명), 폐암(18.4명) 등의 순으로 높았다. 반면 여성은 위암(23.1명), 간암(8.0명), 자궁암(7.2명) 순이었다.
하지만, 30년이 흘러 2012년에는 남성이 폐암(44.4명), 간암(34.0명), 위암(22.4명) 등의 순으로 변화했으며, 여성도 폐암(16.5명), 대장암(14.0명), 위암(13.0명) 등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지난해 통계청의 사망통계자료와 비교해볼 때 남성과 여성 모두 2012년 이후 변화한 암사망률 패턴이 지속하고 있다.
주목되는 건 1983년에 대비한 2012년의 연령별표준화사망률(ASR) 변화 추이다. 연령표준화사망률은 연령구조를 국가 인구구조로 표준화해 인구 10만명당 연간 사망자수를 산정한 개념이다.
이 분석 결과 남성의 경우 전립선암이 30년간 10.5배가 늘어 암사망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대장암(3.7배), 췌장암(2.9배) 등의 순이었다.
연구팀은 이처럼 전립선암 사망률이 급증한 요인으로 비만, 지방섭취, 운동부족 등을 꼽았다.
연구팀은 “전립선암에는 나라마다 경제개발 수준이 영향을 미쳤는데, 개발이 진행중인 국가는 증가하고 더 풍족한 국가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한국에서는 2002년 이후부터 조기검진과 관리의 개선으로 전립선암 사망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대장암과 췌장암 사망률 증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는 서구형 식사, 과체중, 운동부족, 흡연 등이 꼽혔다. 췌장암의 경우 1994년까지 증가하다 흡연율이 낮아지자 감소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여성은 췌장암(4.0배), 비호치킨림프종(3.4배), 뇌암(3.1배) 등의 순으로 암사망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암사망 감소율은 남성이 위암(-73.2%), 간암(-30.0%), 식도암(-26.8%) 등의 순으로, 여성은 위암(-73.3%), 간암(-16.8%), 식도암(-63.0%), 자궁암(-56.8%) 등의 순으로 각각 분석됐다.
이 같은 암사망 감소율에는 암 예방을 위한 조기검진율 증가와 생활습관 개선 등의 예방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연구팀은 지목됐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양상만 보면 남녀 비호치킨림프종만 1983년 이후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크게 증가했을 뿐 췌장암과 남성 전립선암, 대장암 등의 증가폭은 크게 낮아진 상태로 관찰됐다.
임달오 교수는 “1983년 이후 30년간 국내 암 사망 트랜드는 전통적인 한국형 암인 위암, 식도암, 간암, 자궁암 등이 감소하고 서구형 암인 전립선암, 비호치킨림프종, 대장암, 췌장암, 유방암 등이 크게 증가한 양상을 보였다”면서 “최신 분석기업을 이용해 30년치 암사망 추이를 봄으로써 암 예방 및 관리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