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증이 더 무서운 당뇨병… ‘신경병증’ 주의를

당뇨병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세계 당뇨병의 날’인 지난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당뇨병 진료를 받은 인원은 258만명으로 5년 새 41만명(19%) 증가했다. 연령별 환자는 70대 이상이 29.8%로 가장 많았다. 당뇨병은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며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는 대사질환의 일종이다.

당뇨병은 병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전체 당뇨 환자의 50% 이상이 합병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가 28%가량으로 가장 많다.

◆당뇨 합병증 1위 신경병증, 심하면 족부절단까지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인한 통증은 당뇨 진단 5∼10년 뒤부터 많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해 노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특히 신경병증을 조심해야 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대표 증상은 ‘통증’과 ‘이상감각’이다. 양쪽 발끝 부위부터 시작해 밤에 더욱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구체적인 증상은 개인에 따라 다른데 작열감, 무감각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전기 자극을 받는 것 같다’, ‘칼로 베거나 찌르는 듯하다’, ‘한여름에도 손발이 시려 얼어버린 것 같다’고도 표현된다. 통증과 이상감각은 수면장애나 우울증 등 2차 질환으로 이어져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실제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환자의 경우 수면 만족도가 100점 중 32.69점에 불과했으며, 삶의 만족도가 67.65점에 머물러 일반 당뇨병 환자(74.29점)나 일반인(90점)보다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감각 저하로 족부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족부궤양 및 족부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번 발생한 족부궤양이 족부 감염으로 이어지고, 치유되지 않는 감염증으로 다리를 절단하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족부궤양 환자의 14∼24%는 하지 절단을 경험하게 되며, 궤양 발생 5년 내 사망률은 43∼55%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당뇨병 합병증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신경병증은 족부질환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므로 당뇨 환자는 혈당 조절과 함께 발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당뇨병 전문의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의 발을 수술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꾸준한 발 관리와 정상혈당 유지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경우 환자에 따라 참을 수 없는 통증을 호소할 수도 있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이 진행되는 경우도 50%에 달한다. 따라서 모든 당뇨병 환자는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당뇨병성 신경병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 환자의 감각을 측정하는 ‘10그램 모노필라멘트검사’나 사전 문진 시스템을 통해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증상이 의심될 경우 반드시 전문의에게 신경병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혈액순환 문제나 노화 증상의 일부로 치부하고 방치하는 환자도 많다. 당뇨병 환자라면 스스로 발의 감각을 자주 확인하고 의심해봐야 한다. 이상 증상이 느껴지는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근본적 원인인 고혈당을 관리하는 치료와 통증 증상을 관리하는 치료로 나뉜다. 기타 당뇨병 합병증과 마찬가지로,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를 통해서 정상 혈당 및 표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혈당 조절은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1차적 예방 효과뿐 아니라 증세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식전 혈당 70~130㎎/dL, 식후 2시간 혈당 90~180㎎/dL을 바람직한 혈당 목표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흡연, 중성지방 증가, 고혈압 등은 신경병증 발생과 관련이 있으므로 철저히 관리하도록 한다.

매일 하루 한 번 이상 발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상처나 물집, 홍반 혹은 피부 색의 변화, 건조함, 갈라짐 등이 없는지 잘 살펴본다. 발바닥은 보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거울을 사용하도록 한다. 발을 씻을 때에는 발가락 사이도 신중히 잘 씻고, 화상 예방을 위해 팔꿈치나 손으로 물 온도(37도 이하)를 측정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당뇨병 전문의와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약을 처방 받고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