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시간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사람은 잠이 부족한 사람이나 많은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낮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주요 대사증후군 요인 고혈압… 과소수면 집단서 혈압 높아져
6시간 미만 8시간 이상 자면 대사증후군 유병률도 1.8배↑
웅크리지 말고 반듯하게 취침… 편한 자세보다 올바른 자세로
잠들기전 스트레칭 숙면 도움… 기상후에도 가볍게 근육 운동
잠이 보약이라는 통설은 각종 생활습관병의 원인이 되는 ‘대사증후군’에도 적용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의료진의 연구결과 ‘대사증후군’은 잠을 어느 정도 자느냐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사증후군 집단은 정상집단에 비해 수면시간이 부족했으며, 건강관련 삶의 질은 물론 주관적 건강상태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절한 수면시간은 대사증후군의 위험요인인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대한간호학회지 최신호(45권 3호)에 게재된 ‘대사증후군집단의 주관적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및 수면시간과 대사증후군 위험요인과의 관계(인하대 간호학과 연구팀)’ 연구논문에 따르면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2)를 분석한 결과, 수면특성은 한 개인의 주관적 건강상태는 물론 대사증후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적정수면이 혈압효과 개선 = 하루 6∼8시간의 적정 수면을 취하는 사람은 이보다 적게 자거나 많이 자는 사람들에 비해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이 개선됐다. 고혈압은 대사증후군의 주요 요인이다. 대사증후군이란 만성적인 대사 장애로 인해 내당능 장애(당뇨의 전 단계, 공복 혈당이 100㎎/㎗보다 높은 상태),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심혈관계 죽상동맥경화증 등의 여러 가지 질환이 한 개인에게서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5가지 중에 3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대사증후군으로 본다. 연구팀은 수면과 관련해서는 6시간 미만을 과소수면, 6시간 이상 9시간 미만을 적정수면, 9시간 이상을 과다 수면으로 분류했다.
이 결과 정상집단의 경우 과소수면은 10.7%에 불과했지만, 대사증후군 집단에서는 과소수면을 겪는 사람이 13.7%로 높았다. 특히 과소수면 집단은 대사증후군 위험요인 중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이 크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 연구에서도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이거나 8시간 이상인 경우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 개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중년 성인의 경우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7∼8시간인 경우에 비해 6시간 미만인 경우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1.83배 높았고, 8시간 이상인 경우 1.81배 높다는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연구팀은 “수면시간과 대사증후군 유병률 간에는 U자 모형을 보여 수면시간이 너무 적거나 너무 많은 경우 혈압에 영향을 끼침으로써 대사증후군 유병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수면시간과 주관적 건강상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수면시간이 7시간보다 짧거나 긴 경우 스스로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편안한 자세보다는 올바른 자세로 숙면 =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며 보낸다. ‘편한 자세’보다 ‘올바른 자세’로 잠드는 습관이 좋다. 엎드리거나 돌아눕는 습관은 허리통증을 유발해 수면을 방해한다. 하동원 연세바른병원 원장은 “몸에 밴 습관을 하루아침에 고치기 어렵지만, 바른 자세를 의식적으로 취해야 건강한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잠자리에 들 땐 웅크리는 자세보다 천장을 바라보고 반듯하게 눕는 것이 좋다. 옆으로 눕는 자세는 똑바로 누울 때보다 허리에 약 3배의 압력을 준다. 또 엎드려서 자게 되면 머리의 무게가 목에 그대로 전해져 목과 어깨에 부담을 준다.
잠들기 전 스트레칭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허리와 목돌리기 스트레칭, 허리 숙여 상체 펴기 등 간단히 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거나 책을 읽는 습관은 허리 등 몸 전체적으로 피로도를 높여 근육의 이완을 방해해 숙면에 지장을 준다.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도 중요하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의 근육은 일시적으로 멈춰 있게 되는 만큼, 기상 후 가볍게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눈을 뜨자마자 곧바로 몸을 움직이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다. 잠에서 깨자마자 몸을 일으키는 것은 피하고 천천히 기지개를 켠 뒤 몸을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평소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허리 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라면 더더욱 아침에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