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사람을 힘들게 하는 입냄새./ⓒ News1[음기자의 건강24]하루 평균 14~25회 뀌는 건 정상…육류 과도하게 먹으면 역한 냄새 풍겨
담배·강한 양념 들어간 음식물 등 구취 원인…증상 심하면 다른 질환 의심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방귀는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하루 평균 14~25회 정도 방귀를 뀐다.
하지만 역한 냄새가 나면 혹시 몸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괜한 걱정이 앞선다. 냄새는 우리가 잘 몰랐던 건강 성적표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에 따르면 방귀는 음식물과 함께 입으로 들어간 공기가 장 내용물 발효로 생긴 가스와 혼합돼 생긴다.
섭취한 음식에 따라 냄새가 달라지며, 보통 탄수화물보다 단백질·지방 성분이 많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난다. 흔히 역한 냄새가 나는 방귀를 뀐 사람에게 ‘무엇을 먹었느냐’고 놀리는데 나름의 과학적인 근거를 갖춘 행동이다.
방귀 주성분은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수소, 메탄 등 무색무취한 가스이다. 단백질·지방은 장에 서식하는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 냄새가 나는 가스를 생성해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냄새가 고약하다고 해서 장(腸)이 나쁘거나 특정 질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단백질이 많은 육류를 자주 섭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육류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대장 점막이 혹처럼 돌출되는 용종이 발생하고 대장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므로 식습관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과식, 소화불량도 역한 냄새를 유발한다.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이 대장까지 내려가면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되는 양이 늘기 때문이다.
항문 인근 직장에 대변이 많이 차 있으면 방귀와 함께 대변 냄새가 새어 나와 악취를 풍길 수 있다.
윤혁 교수는 “방귀 냄새가 고약하다고 해서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오히려 춘장 같은 검은 변이나 혈변이 있는지, 대변 굵기가 갑자기 가늘어지지 않았는지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담배 끊고 규칙적인 양치질 해야
입냄새(구취)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고역이다. 사회활동에 자신감을 떨어트려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다.
나라 풍습에 따라 전체 인구의 13~50% 가량이 입냄새가 난다는 의학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입냄새는 다른 질환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역한 냄새가 계속 나면 치과, 이비인후과, 내과 등을 차례로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입에서 냄새가 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담배를 피우거나 향신료·마늘·염분이 많은 음식을 먹은 경우, 입안이 건조한 상태로 잠에서 깨어날 때 발생한다.
코, 귀, 내부 장기에 이상이 생겨도 입냄새가 난다. 후두염, 위식도 역류질환, 헬리코박터균 감염, 폐렴 등도 입냄새 원인 중 하나다.
세균 증식에 의한 잇몸 염증과 치주염, 심한 충치, 혀 백태는 입냄새를 유발하므로 규칙적인 양치질과 치실, 치간 칫솔을 이용해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끼지 않도록 주의한다.
칫솔, 혀긁개(텅크리너)로 혀 표면이 하얗게 털이 난 것처럼 보이는 백태를 제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래 사용한 칫솔은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2~3개월마다 칫솔을 새것으로 교체해준다. 치약을 묻히지 않고 목에 가까운 혀 후면을 닦아낸다.
입안이 계속 마르면 의식적으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알코올 성분이 많은 양치액은 오히려 입안을 마르게 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이효정 교수는 “고혈압, 항암치료 등 전신 질환에 의한 약물 복용도 구강건조증을 유발한다”며 “의사 상담을 통해 다른 원인이 있는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년에 두 차례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으면서 구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입냄새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