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사건으로 본 건강기능식품 바르게 먹기
루테인·비타민A 함께 먹으면
과잉증상 탓 구토·설사 유발
섭취량 안 지키면 건강 해쳐
肝엔‘밀크시슬’ 骨엔‘로즈힙’
원료별로 작용하는 기능 달라
건강 보조할 뿐 의약품 아냐
질병치료 ‘과장광고’에 주의
최근 ‘가짜 백수오’ 사건을 계기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웰빙 시대를 맞아 많은 사람이 비타민제·홍삼 등의 건강기능식품을 정기적으로 섭취하고 있지만, 몸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도 잘못 섭취할 때는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백수오 사건에서처럼 건강기능식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정상적인 식품도 과다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국민들은 건강기능식품이라면 무조건 몸에 좋을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어떤 제품을 어떻게 선택하고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는 경우는 드물다.
◇기능성 원료 인정 여부 확인 =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한 식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심사를 거쳐 그 기능을 인정한 제품을 말한다. ‘건강식품’ ‘자연식품’ ‘천연식품’과는 다르다. 최근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식약처의 기능성 원료 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내긴 했지만, 원료의 이물질 혼입에 관한 문제로 원료자체의 ‘기능성’만큼은 그 효과가 검증된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에서 식약처가 인정하는 ‘기능성’은 인체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해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과 같은 보건용도에 유용한 효과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기능성은 작용 효과에 따라서도 등급이 나뉜다. ‘질병 위험 감소 기능’ 등급을 받은 건강기능식품도 있지만, 생리활성기능 1등급(기능에 도움을 주는 정도)·2등급(도움을 줄 수 있음)·3등급(도움을 줄 수 있으나 적용시험이 미흡함) 등으로 단계가 낮은 등급도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섭취량과 섭취방법이 정해져 있다. 기능성 원료를 많이 섭취하거나 여러 가지를 혼합해서 섭취할 경우 각각의 성분들이 서로 흡수를 방해하거나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칼슘과 철분은 함께 복용할 경우 서로의 흡수를 방해한다. 클로렐라도 칼슘의 체내 흡수를 방해한다. 또 비타민A와 루테인도 비슷한 경우다. 루테인이 비타민A의 한 종류로 함께 복용할 경우 비타민A의 과잉 증상인 두통,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어린이, 임산부, 노약자 등이나 특정 질환자들은 기능식품 포장에 있는 ‘섭취 시 주의사항’도 살펴봐야 한다.
◇본인 상태에 따라 선택해야=개인의 체질, 영양·건강 상태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가 달라질 수 있다. 우유를 마시지 않거나 몸이 불편해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 경우에는 칼슘과 비타민D가 부족할 수 있다. 또 △고기가 싫어서 매일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경우→ 칼슘, 철분, 아연, 비타민B 부족 △지방함량이 적은 식사나 식물성 유지 또는 견과류를 거의 먹지 않는 경우→ 비타민E 부족 △흡연하면서 과일이나 채소를 거의 먹지 않는 경우→ 비타민C 부족 △위궤양, 위산과다로 약을 먹거나, 아스피린을 빈번하게 복용하는 경우→ 철분 부족 △연령 증가에 따른 위산분비 감소의 경우→ 비타민B2 부족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원료별로도 작용하는 기능이 다르다. 간 건강의 기능식품으로 식약처가 고시한 원료는 ‘밀크시슬’이 있고, 인증된 원료는 ‘브로콜리스프라우스 분말’ ‘표고버섯 균사체’ 등이 있다. 갱년기 남성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인증원료는 ‘MR-10 민들레 등 복합추출물’ 외에는 없다. 여성갱년기 관련 인증식품은 호르몬 분비 저하로 나타나는 안면홍조, 식은땀 등의 증상을 개선해 준다. 식약처가 인증한 원료는 가짜 논란을 빚은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석류 추출·농축물’ ‘회화나무열매 추출물’ 등이 있다. 관절과 뼈 건강으로 인증된 기능성 원료에는 ‘가시오갈피 등 복합추출물’과 ‘로즈힙 분말’ 등이 있고, 눈 건강 고시 원료는 ‘루테인’ 인증 원료로는 ‘빌베리 추출물’ 등이 있다. 면역기능 개선으로 인증된 고시형 원료는 인삼과 홍삼, 클로렐라 등이 있다. 배뇨기능 개선에는 ‘호박씨 추출물’, 요로 건강에는 ‘크랜베리 추출물’이 인증됐다. 이외에도 장 건강, 체지방 감소, 콜레스테롤 개선, 피로 개선 등으로 기능이 인증된 원료는 건강기능식품 홈페이지(www.foodnara.go.kr/hfoodi) 또는 모바일 웹(http://m.foodnara.go.kr/hfoodi)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매 때에는 허위광고 여부 확인=건강기능식품은 건강을 보조하는 것으로, 치료하는 의약품이 아니다. 즉 기능성을 지나치게 장담하거나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건강기능식품은 허위·과장광고인 만큼 구매 시 주의해야 한다. 식약처에서 사례로 든 허위·과장광고는 ‘변비 없애고 피부재생, 심혈관질환 해결책, 중풍·고혈압·동맥경화·폐암·심장병 등 각종 질환 예방 등’의 의약품으로 오인 혼동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있다. 또 ‘신이 내린 효험, 기적의 건강식품, 지구상 최고의 완전식품’ 등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표시·광고에 해당하는 경우, ‘섭취 후 효과 없으면 무조건 반품·환불’ ‘무료 체험, 무료로 10일분을 같이 보내드립니다’ ‘5일 드신 후 만족 못하면 100% 전액 환불 보장’ 등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혼동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 등으로 구분한다. 또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한글 표시사항이 없는 외국산 제품은 정상적으로 수입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