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국제진료센터 가정의학과 조현 교수가 뜻밖의 감기에 걸린 뒤 주위 사람들로부터 메르스 감염자로 의심받는 등 마음고생을 하는 중년 환자의 체온을 재고 있다.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제공 우리 국민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을 극복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손 자주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위해 철저하게 노력하면서 위험지역을 피하는 것이다. 아울러 감염자든, 일반인이든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 중 면역력 강화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면역력이란 외부의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인체 방어시스템이다. 흔히 저항력으로 불린다.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국제진료센터 가정의학과 조현 교수는 “평소 면역력을 강화하면 아무리 많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주위에 떠돌아도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은 단독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다른 내분비계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정신신경계와도 긴밀한 관계다. 장기 기능이 일부 손상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심신이 피폐해질 경우 쉽게 면역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메르스와 같은 신종 전염병이 유행할 때 유독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와 만성질환자에게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감염질환의 습격을 물리치는 면역력을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숙면을 취해야 한다. 수면을 충분히 취하는 것은 신체 면역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밤에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거나 밤낮을 바꿔 생활하는 기간이 오래 지속되면 신체리듬이 깨지기 쉽다. 면역력도 떨어진다.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성인의 경우 하루 7∼8시간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몸의 세포를 재생시키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되는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는 꼭 잠을 자도록 노력한다.
둘째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은 물론 주위 환경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우선 실내를 청소할 때는 청소기로 먼지를 제거한 후 물걸레를 이용해 집안 구석구석에 쌓인 미세먼지를 철저히 닦아준다. 침구류나 의류는 삶아 빨은 뒤 햇볕에 바짝 말려서 재사용하는 것이 좋다. 실내 공기도 자주 환기시켜 오염도를 낮춘다.
셋째 면역력 강화에 좋은 음식을 균형 있게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균형 있는 영양 섭취는 면역력 강화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편식은 금물이다. 평소 백미보다 현미나 잡곡밥을 주식으로 하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 토마토, 당근, 살구, 수박 등 컬러 푸드를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고지방 음식보다는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 권장된다. 이밖에 두부 같은 콩 제품과 마늘, 양배추, 버섯 등을 섭취하는 것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넷째 운동 역시 면역력을 높여준다. 가벼운 운동은 깊은 호흡과 긴장 이완을 통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또 자율신경인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시킨다. 부교감 신경은 면역계를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운동은 면역 세포와 림프액의 흐름을 활발하게 해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병원균의 침입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면역세포 수를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다. 가볍게 그리고 쉽게 즐기며 할 수 있는 빨리 걷기, 등산, 조깅, 수영, 스트레칭이 권장된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를 잘 다스리고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좋다. 고려대학교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는 “심리적으로 억압돼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상처 회복도 느리고 면역지표 중 하나인 백혈구 기능도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