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현대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료지만, 카페인 성분 때문에 마실 때마다 고민하게 되는 음료이기도 하다. 카페인은 ▲각성 효과 ▲피로 감소 ▲빠른 두뇌 회전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 과잉섭취 시 ▲메스꺼움 ▲구토 ▲심혈관계 질환 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 한 잔에는 약 70~150㎎의 카페인이 들어있으며, 커피를 하루 3잔 정도 마시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설정한 카페인 하루 권장량 400㎎을 훌쩍 넘기게 된다. 카페인은 커피뿐만 아니라 콜라·초콜릿·홍차에도 함유돼 있어, 건강을 해치지 않고 커피를 즐기려면 하루 두 잔 이내가 적당하다. 커피, 그리고 카페인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커피를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하루에 에스프레소 4잔 함량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다고 유럽식품안전청(EFSA)이 최근 밝혔다.
EFSA는 이번에 발표한 성명에서 특히 미성년자와 임산부는 다량의 카페인 섭취가 해롭다고 밝히고, 성인의 하루 카페인 권장량은 400㎎ 미만이라고 전했다.
이 성명은 모든 음식물을 통해 카페인을 하루에 400㎎보다 적게 섭취하면, 임산부를 제외한 성인의 경우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EFSA는 모든 식품에 들어 있는 카페인 섭취의 위해성에 대한 첫 번째 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카페인 섭취 권고 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임신한 여성은 성인 카페인 권장량의 절반을 넘지 말아야 한다. 어린이는 자기 몸무게 기준, ㎏당 3㎎ 미만의 카페인을 섭취해야 한다.
또 EFSA는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 이외에 에너지 음료 등을 통해 섭취한 카페인 양에도 주의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커피 등의 카페인이 치매 등 인지장애의 예방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는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가정의학과 전문의) 교수팀은 1990~2014년 국제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를 종합해 메타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신경역학(Neuroepidemiology)’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메타분석은 수십편의 논문에 나타난 실험결과를 통계적 분석 대상의 관찰치로 전환해 실험결과를 일반화하는 분석 방식이다.
연구진은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엠베이스(EMBASE)를 이용한 문헌검색에서 나온 20편의 관찰 역학 연구결과를 통합해 연구 대상자인 3만1479명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커피나 차를 통한 카페인 섭취는 ▲치매 ▲알츠하이머병 ▲인지기능장애 ▲인지력 감소 등과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음료 종류에 따른 세부그룹 메타분석 결과 커피를 통해 카페인 섭취가 17% 인지장애 위험성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보다 근거 수준이 높은 환자-대조군 연구나 코호트(특정인구집단) 연구에서는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명 교수는 “카페인 섭취가 전반적으로 인지장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온 만큼 치매를 예방할 목적으로 커피나 차를 많이 섭취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에는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등의 생활습관병과 흡연·음주·운동부족·영양부족 등이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커피는 어떻게 마셔야 좋을까. 최근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머신 브랜드 ‘필립스 세코’에 따르면,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혈액순환과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중력과 민첩성, 정밀성을 높이고 공격성은 약화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다한 카페인 섭취는 ▲숙면 방해 ▲신경 과민 ▲두통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하루 권장 카페인 섭취량인 400mg 2~3잔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커피에는 심장 질환이나 암 예방에 효능이 있는 클로로겐산이 있다. 클로로겐산은 열에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원두를 진하게 볶기보다는 가볍게 로스팅하는 것이 좋다.
또한 클로로겐산은 철분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빈혈 환자는 철분 보충제와 함께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커피를 내릴 때는 종이 필터를 사용하면, 원두의 지방 성분을 95% 가까이 걸러낼 수 있다.
커피의 보관도 로스팅만큼이나 중요하다. 커피는 산소 수분 온도의 변화에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로스팅한 원두는 최대 2주 이내 소비하는 것을 권장한다. 장기간 보관해야 한다면 지퍼백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하면 된다. 또한 커피에 설탕 등 당 성분을 과도하게 넣는 것을 지양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이밖에 커피의 효능과 관련된 연구로는 지난해 스위스의 커피과학정보연구소의 연구가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커피를 적당히 섭취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환자의 뇌 신경세포에서 나타나는 특징적 현상인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형성과 타우 단백질 엉킴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또한 2013년 스웨덴의 룬드대학 연구팀은 광범하게 사용하는 약품인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유방암 환자들은 커피를 마시면 유방암이 재발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매일 커피를 2잔 이상 마시는 경우, 매일 1잔 이하를 마시는 환자들에 비해 유방암 재발률이 50% 이하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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