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고지방 섭취 늘었는데 활동량 적고, 스트레스 많아
장내 유해물질 癌 전이 용이
#.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변비에 시달리고 있다. 약을 먹어면 잠깐 좋아지다 약을 끊으면 다시 힘든 생활이 지속된다.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생활습관을 바꾸라는 조언을 들었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권광안 교수는 8일 “사소한 습관이 장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며 “현대인들의 대장은 식습관의 서구화, 불규칙한 생활, 과도한 스트레스, 신체 활동의 감소로 크게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대장암도 급증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총 17만 345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암 중에서 세번째로 환자가 많다.
■육식 위주 식습관, 腸에 악영향
장 건강은 식습관과 관련이 많다. 대장의 주요 역할은 음식을 소화,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우리가 먹는 음식은 장 건강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육류나 고지방식품은 대변이 장에 오래 머무르면서 독성물질이 장 점막 세포를 손상하게 만든다. 건강했던 장 세포도 손상이 계속되면 양성 종양이 되고 더 나아가 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육류는 암모니아와 아민 등의 부패물질로 분해되고 고지방식품은 대장 내 유해세균을 증가시킨다. 유해세균이 장에 증식하면 장에 다시 흡수돼 대장 관련 질환을 유발한다. 자칫 혈액으로 침투하면 발암물질을 만들어 대장암을 일으킨다.
■야채, 과일을 많이 섭취해야
장 건강을 도와주는 식품으로는 신선한 해초, 과일, 채소가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물론 풍부한 섬유소가 장을 건강하게 만든다.
섬유소는 영양소로 변환되지 않지만, 수분을 흡수해 대변의 양을 많고 부드럽게 해 변비를 예방한다.
또한 발암물질을 대변과 함께 배출토록 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대변의 대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켜 발암물질과 장 점막의 접촉시간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섬유소는 영양분으로 사용되지 않지만 건강한 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실제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꾸준히 섭취하면 대장암 발병율이 상당히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또 깨끗한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건강한 장을 위해서 필요하다. 대변은 약 70%가 수분으로 구성돼 있고, 30%가 음식물 찌꺼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변비가 있다면 공복상태에서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1잔 정도 마시면 좋다.
건강한 배변습관은 장 건강과 직결된다. 화장실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장 건강에 해롭다. 화장실에 습관적으로 앉아 신문, 잡지,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나쁜 습관이다. 변비를 일으킬 뿐 아니라 자세도 흐트러져 배변 활동이 방해된다. 배변시간은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