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씻기 등 개인위생과 예방접종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ㆍ1~2월엔 A형 인플루엔자, 3~4월엔 B형 인플루엔자
ㆍ기간 길고 폐렴 등 합병증… 신종 감염병 출현도 많아져
우리나라 독감(인플루엔자) 유행 패턴이 크게 바뀌었다. ‘신종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했던 2009~2010년 주기가 분기점이었다. 2011~2012년 주기부터 지난 3년 동안 독감 유행은 12월 중·하순에 시작해 길게는 이듬해 5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1월과 2월에 유행의 정점이 한 번 있거나, 1~2월과 3~4월 두 번의 정점을 나타낸다. 1~2월에는 A형 인플루엔자가 주로 유행하고, 대개 3~4월에는 B형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11월부터 유행을 시작해 12월 말이나 1월 초에 정점을 찍고 1월 하순이면 거의 끝나는 양상과 사뭇 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독감에 대한 대응도 새로운 유행의 흐름에 맞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 김우주 단장(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올겨울 인플루엔자 유행의 규모가 클지 작을지, 어떤 바이러스가 주도할지는 아직 정확히 알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10년 이상 국내 인플루엔자를 감시한 결과 반드시 인플루엔자는 유행한다는 점과, 적어도 1월에는 유행이 시작된다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인플루엔자 유행에는 기후(온도, 습도 등)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낮은 온도 및 건조한 기후에서 장기간 생존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겨울철 기후는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알맞은 환경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기침, 재채기를 통해 주변사람에게 전염된다. 인구 이동은 지역 간 전파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겨울철에는 외부 활동보다는 극장이나 백화점 등 실내에 더 많은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사람 간 밀도가 높아지고, 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좋은 조건이 된다.
국내 인플루엔자 유행양상은 중국 북부, 일본과 유사하다. 김우주 단장은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중국(대륙)과 일본(섬) 사이에 위치하여 국제 항공여행의 허브인 인천공항을 통해 드나드는 여행객들, 특히 중국·홍콩·일본에서 오는 사람들이 국내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유입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올겨울에는 계절인플루엔자 유행 이외에 겨울 철새의 남하에 따라 조류인플루엔자 유행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올해 초부터 국내 오리와 닭에서 유행했던 H5N8 조류인플루엔자가 여름철에 소강상태였으나 추워지면서 다시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2013년 초부터 유행 중인 H7N9 조류인플루엔자는 지난 8월까지 중국에서 452명의 인체감염 사례와 124명의 사망자를 냈다. 치사율이 27%에 이른다. 김 단장은 “아직 국내에는 H7N9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 사례가 없으나 중국을 왕래하는 내국인, 또는 국내에 입국하는 중국인이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플루엔자 예방 백신의 효과는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되므로 10월 또는 11월에 백신 접종을 받으면 인플루엔자 유행기간에 효과를 충분히 발휘한다. 하지만 9월 중순 이전 등 너무 일찍 접종을 받은 경우 항체가가 떨어져 4월경에 예방효과를 잃을 수도 있다. 독감 예방백신은 세계적으로 계란 기반 백신에서 세포배양 백신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최근 신종 감염병의 출현 빈도가 매우 높다. 예를 들면 1997년 홍콩에서 H5N1 조류인플루엔자, 2003년 홍콩에서 사스, 2009년 멕시코에서 H1N1 신종인플루엔자가 출현해 세계적인 위협이 되었다. 반면 2010년 이후에는 2012년 중동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2013년 중국에서 H7N9 조류인플루엔자, 2013년 한국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그리고 올해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출현했다. 에볼라는 아직도 통제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