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여성, 대상포진 위험 … 예방 백신 접종을

여성의 몸은 일생 동안 여러 차례 큰 변화를 겪는다. 호르몬에 따른 초경·출산·폐경이 그것이다. 문제는 이 시기에 면역력 저하로 발병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특히 대상포진과 자궁경부암이 여성 건강을 위협한다. 11월 ‘폐경의 달’을 맞아 고려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김탁 교수에게 여성 생애주기별 건강관리에 대해 들었다.

-초경과 폐경을 맞으면 특별히 건강관리가 필요한가.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면역력에 영향을 미쳐 각종 질병에 노출된다. 대표적인 것이 대상포진이다. 여성 대상포진 환자 네 명 중 한 명은 폐경기를 맞은 50대 여성이다.”

-왜 대상포진에 걸리나.

“어릴 적 수두를 일으킨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성화한다. 수두를 앓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상포진 위험성이 있다. 85세까지 인구의 절반은 대상포진을 앓는다는 통계가 있다. 특히 최근 6년간 환자가 연평균 8.5%씩 늘었다.”

-통증이 심하다고 하는데.

“바늘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다. 환자의 96%가 급성통증을 겪는다. 만성 암환자의 통증이나 분만통보다 심하다고 한다. 치료 후 길게는 수개월, 수년까지 신경통이 지속될 수 있다. 60세 이상 환자의 40~70%가 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다. 대상포진 환자 네 명 중 한 명은 안면 대상포진을 겪는데 신경을 타고 안면마비가 온다. 게다가 대상포진에 걸린 사람은 뇌졸중 발병 위험이 네 배까지 높아진다.”

-예방법은 무엇인가.

“면역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이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국내에서 접종 중인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는 최초이자 유일한 대상포진 예방백신이다. 50세 이상에서 평생 한 번 접종으로 대상포진을 예방한다. 예방률은 77%까지 본다. 대상포진에 걸리더라도 포진 후 신경통을 줄여 덜 아프게 지나갈 수 있다.”

-초경 이후에도 주의해야 한다던데.

“한국 여성의 평균 초경 연령은 11.7세, 성경험 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12.8세다. 초경 직후에 첫 성경험을 한다는 얘기다. 성경험이 빨라지면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대표적인 바이러스가 HPV(인유두종바이러스)다. 자궁경부암·외음부암·질암·항문암과 생식기 사마귀를 유발한다. 특히 자궁경부암 환자 99%에서 HPV가 발견된다.”

-HPV 감염 경로는.

“성 접촉이다. 대한의학회지 논문에 따르면 18~79세 한국 여성 6만775명을 조사한 결과 32.2%가 HPV에 감염됐다. 특히 18~29세의 감염률은 절반 수준인 49.9%였다.”

-자궁경부암은 어떻게 치료하나.

“별도 치료법은 없고 HPV에 감염된 부위를 외과적으로 절제하는 방법뿐이다. 심하면 자궁을 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HPV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경부암 예방법은.

“정기검진과 예방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이다. HPV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3회 접종으로 자궁경부암의 70%에 달하는 HPV 16형·18형으로 인한 자궁경부암을 100% 가까이 예방할 수 있다. 단, 첫 성관계 전에 맞는 게 좋다. 미국은 9세부터 맞는다. 자궁경부암 시작이 HPV 감염인 만큼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예방 접종받는 것이 필요하다.”

류장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