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보조제 우후죽순 … 발진·두통 부작용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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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담배를 피운 A 씨. 금연 결심을 한 후 금연 패치를 구입해 금연에 들어갔다. 그런데 4주차에 접어들어 신체 여러 곳이 빨갛게 부풀어 오르며 발진이 일어나는가하면, 전신피로와 함께 눈에 포도막염까지 발생해 1년 동안이나 고생을 했다. 그는 “안과에 다니며 치료를 해보니 흡연 자체가 T세포 기능을 저하시켜 만병의 원인이 되지만 금연 패치 역시 자칫 포도당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접했다”며 “흡연기간이 길수록 장기간의 금단 후유증에 시달리므로 금연보조제에 의존하기보다 당장 금연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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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씨는 지난해 3월쯤 인터넷에서 금연보조제 광고를 본 후 10일간 체험하는 조건으로 28만9000원을 준 후 제품을 구매했다. 집으로 온 2개월 분량의 금연보조제를 1주일간 복용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유선상으로 반품을 요구했지만 업체는 “1주일 분량을 더 보내주겠다”며 의사도 확인하지 않고 실제 1주일 분량을 더 보내왔다. 이후에도 금연 효과가 없어 반품을 요구했으나 “1개월 치를 추가로 발송했기 때문에 환급이 어렵다”는 말만 돌아왔다. B 씨는 내용증명을 보내 반품의사를 명확히 한 후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요청했다.

새해부터 담뱃값이 2000원이나 대폭 오른 데 따른 영향으로 금연열풍이 불면서 각종 금연보조제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러나 무허가 제품을 쓴 후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과장광고나 반품거부 등 불량 마케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사례도 적지 않아 세심한 주의가 요망된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국내 남자 30∼40대 2명 중 1명, 여자 20대 10명 중 1명은 흡연 상태일 정도로 흡연인구가 많은 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 이후 금연 결심을 하는 흡연자가 늘어난 점에 주목한 업계의 마케팅이 활발하다. 주로 전자담배, 니코틴 패치부터 니코틴 껌, 은단은 물론, 금연파이프, 금연초 골드, 캔디, 솔잎, 아로마, 건향초 등 보조제품의 인기가 치솟고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담배가격 인상으로 새해 작심삼일로 통하던 예년의 금연 분위기와 달리 이참에 담배를 끊겠다는 이들이 많아지자 관련 업계에서도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이런 틈새에 무허가 제품이나 과장광고도 적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니코틴 대체재의 경우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가시지 않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처방받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니코틴 대체재는 금단증상 일부를 완화시켜 금연을 도우려는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불안정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앓은 환자의 경우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치명적 부정맥이 있는 경우도 금기라는 게 의약계의 소견이다.

비(非)니코틴 약제도 일부에서 불면증, 구강건조증, 피부발적, 두드러기, 가려움증, 두통, 변비, 경련, 오심, 불쾌한 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전자담배 역시 중독성이 보통 담배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보건복지부가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기체에서 해로운 성분이 검출됐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하는 등 전자담배의 금연 연결 효과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금연보조식품 경우도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효과가 없는데도 제품 교환이나 환급을 해주지 않는 등 소비자를 우롱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무허가 제품들이 많은데 당연히 이 과정에서 심의를 거치지 않은 과장성 광고도 수반된다.

C 씨의 경우 ‘하루 3번 먹으면 평생 자동금연! 10일간 무료로 드신 후 결정하고 불만족스러우면 100% 전액 환급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보고 신용카드로 28만9000원을 주고 알약을 구매했다. 그러나 아무런 효과도 없고 어지럼증만 계속돼 반품을 요구했지만 체험기간이 2∼3일 지났다는 이유로 거부당하고 오히려 8만 원 상당의 위약금을 부담하라는 통보만 받았다.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과장 광고하는 금연보조 상품과 사용자들의 부작용 항의 사례도 나와 구매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상점 앞에서 시민들이 금연보조기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의약품은 무료 제공이나 기증 자체를 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D 씨도 지난 2013년 4월 텔레마케팅 전화를 받고 금연보조제품 2박스를 15만 원을 주고 샀다. 이후 2통을 먹고 설명서대로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했다. 지난해 4월에 제품 1통을 뜯어보니 흰색이었던 약이 붉은색으로 변색돼 있었다. 표기된 제품유통기한은 지난해 9월이었다. 그는 “10여 차례 통화해 회사 측에 항의했지만 제품 교환 및 환급은 안 된다는 말만 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피해 유형은 대부분 무허가 제품에 농락당한 것이다. 의약품은 약국에서만 팔게 돼 있고 다른 장소에서 팔 경우 약사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과거에도 금연하고 싶은 소비자 심리를 이용한 무허가 금연보조용 제품이 무분별하게 판매되곤 했다”며 “현재 니코틴이 함유된 금연보조용 의약품과 함유되지 않은 의약외품의 현황을 파악 중이며 이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대국민 홍보에 나서는 한편, 의약품이 아닌데도 효능과 효과를 표방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단속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측은 “니코틴 보조제는 부작용으로 인해 의사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는 만큼 정확하게 자신에게 맞는 양으로, 설명서대로 써야 한다”며 “보조제를 쓰는 동안은 절대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