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비타민제 잘 따져보고 먹이세요

김지연(38)씨는 8살 아들을 둔 워킹맘이다. 김씨는 요즘 들어 편식이 심해진 아이 때문에 고민이 많다. 그는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자, 일주일에 2∼3번은 식사 대신 빵이나 햄버거를 먹인다고 했다. 김씨는 “영양이 부족해진 건지, 아이가 변비가 심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틈만 나면 감기에 걸린다”며 “비타민을 먹이면 건강에 도움이 될까 해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영·유아나 어린이 등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면역력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비타민 섭취를 적극 권한다. 성장기 어린이들에겐 식사만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영양 권장량 중 성장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해 줘야 성장발육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더불어 어린이 비타민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IMS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어린이 비타민 시장은 2013년과 비교해 약 16% 성장했다.

육아 전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어린이 비타민과 관련한 질문들이 꾸준히 쏟아지고 있다. 아이가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비타민을 아이에게 적극 먹이려고 한다. 어린이에게 비타민을 무조건 먹여야 할까. 음식을 골고루 먹지 않은 성장기 어린이, 인스턴트 음식이나 가공식품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성장기에 최적화된 비타민을 먹는 것을 권한다. 정상적인 세포분열을 돕는 아연 영양제, 뼈 성장에 좋은 난황펩타이드 함유 영양제 등은 성장기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아연은 어린이 및 청소년의 미각형성, 성장발달, 면역력 강화 기능을 담당하는 성분으로 평소 편식이 심한 어린이에게 필요한 영양소다. 아연 결핍이 되면 성장 및 식욕부진을 일으키고 주의력 결핍으로 인한 학습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더불어 요즘 아이들은 야외활동이 많지 않다. 특히 겨울철은 아이들의 면역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일조량과 운동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면역세포를 생성하는 아연과 뼈를 튼튼하게 성장시키는 비타민D와 같은 필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햇빛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비타민D’는 성장기 어린이 및 청소년의 칼슘 흡수를 도와 뼈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면 체내에 합성되지만, 일조량이 적고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아이들의 비타민D 결핍증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비타민D를 보충하는 것도 적극 권한다. 더불어 성장기 어린이는 두뇌발달을 위해 충분한 DHA를 섭취할 것을 전문가들이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성분들이 함유된 멀티비타민을 복용하는 것도 아이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비타민이 성장기 어린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의약품 등 표준제조기준에 따르면 만 8세 미만의 어린이가 복용하는 제제에는 염소, 크롬, 망간, 몰리브덴, 칼륨, 나트륨, 황이 함유돼서는 안 된다. 또한 철 함유제제는 만 6세 이하의 어린이가 과량 복용했을 경우 중독성 사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성장기 어린이에게 도움이 되는 성분들이라고 할지라도 주의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식약처는 “비타민 복용 이후 부작용을 경험하면 복용을 즉각 중지하고 의사, 치과의사,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타민A·B·C·D·E 등의 제제를 복용한 이후 아이가 구토, 설사, 변비,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을 보이면 즉각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어린이 전용 비타민에는 설탕 등의 당이 많이 함유돼 있어 아이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비타민C 섭취를 목적으로 먹을 경우 당을 과다 섭취할 수 있으므로 먹는 양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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