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증후군 ‘시월드 화병’, 보험된다 안된다?

#결혼 20년차인 주부 이모(50)씨는 설이 다가오자 시댁에 가서 눈치보며 일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진이 빠진다. 가족들 끼니와 차례상에 올릴 음식 준비를 하다보면 앉아서 쉴 틈이 없다. 3명의 시누이는 음식 준비를 도와주기는 커녕 자신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하기에 바쁘다. 시어머니는 딸들이 안쓰러운지 맛있는 음식 하나라도 더 먹이고 싶은 모양이다. 큰 시누이는 시댁 어른들이 외국에 계신다며 명절에 편히 친정에서 휴식을 즐긴다. 남편은 내 속도 몰라주고 자신의 형제 자매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얄밉다. 이번에 대학에 합격한 큰 딸은 명절 연휴 동안 여행을 떠나고 집 안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나 뿐인 것 같아 서글픈 마음이 든다.

설 마다 반복되는 명절 증후군인 ‘시월드 화병’도 보험 적용 대상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있기 때문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명절 이후 주부들이 호소하는 화병(火病)도 증상에 따라 실손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실손의료보험은 병·의원 및 약국에서 발생한 의료비 중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상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본인부담금을 보험회사가 보상해 주는 민영의료보험이다.

가입만 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보장받을 수 있고 감기 같은 잔병부터 암, 성인병 같은 큰 병까지 보장해준다. 더불어 상해로 인한 병원비도 보장해주고 있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기도 한다.

화병은 억울한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제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 또는 육체적 고통을 받는 것을 말한다. 화병 환자 중 90% 이상이 중년 여성으로 특히 명절 이후에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화병으로 인한 신체적 증상은 주로 소화 불량, 가슴 떨림, 호흡 곤란 등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같은 증상을 호소할 경우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실손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단 우울증, 공황 장애 등 정신 질환에 대해서는 보장받을 수 없다. 실손보험의 경우 출산,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수술, 정신과 질환 치료, 성병은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화병 이외에도 명절 이후 주부들은 장시간 강도 높은 가사 노동으로 인한 손목터널증후군, 허리 디스크 등을 호소한다.

특히 손목터널증후군은 대표적인 명절 후유증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이 지난 2009년 약 12만4000명에서 2013년 약 17만5000명으로 5년 동안 41%나 증가했다.

성별 점유율을 보면 남성이 약 22%, 여성이 78%로 여성 진료인원이 남성 진료인원보다 4배 가까이 더 많았다. 연령별 점유율은 50대가 40%로 가장 많았고 40대, 60대 순이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로 손가락 끝에 저림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때는 잠자는 도중에도 통증을 느껴 잠에서 깨기도 한다. 또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쭈그려 앉아있다보면 허리에 무리가 가고 디스크 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목 터널 증후군과 허리 디스크도 모두 실손보험 적용 대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의료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명절 이후 손목 통증, 허리 디스크, 화병으로 인한 가슴 떨림 등 명절 증후군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실손보험을 청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우울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지만 정신 질환은 실손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의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라 오는 4월부터 새로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할 경우 자기부담금이 10%에서 20%로 늘어난다. 또 내년부터는 고액 치료비 외에 입·통원 비용 위주로 보장범위를 한정해 보험료를 낮춘 실손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