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자던 동물이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고, 황사 소식도 들려오는 것을 보니 봄이 다가왔다는 사실이 이제 실감난다.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봄은 새로움에 대한 설렘을 주지만 기온이 오르면서 원인 모를 피로감이 몰려오기도 한다.
흔히 춘곤증이라고 하는데 봄이 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비타민 요구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봄철 피로감과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는 비타민B와 비타민C가 풍부한 봄나물이 제격이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자연독에 의한 식중독의 대부분이 봄에 발생하고 주요 원인이 봄나물이라고 한다. 봄을 맞이하여 몸에 좋고 맛있는 봄나물을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을 알아보자.
봄나물 중 달래, 돌나물, 참나물, 취나물 등은 생으로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생으로 먹는 나물은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씻어야 흙, 잔류농약, 식중독균을 제거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두릅, 다래순, 원추리 등에는 고유의 독성 물질이 있어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야 한다. 이 중 새콤달콤하게 무쳐 먹으면 별미인 원추리나물에는 콜히친이라는 독성성분이 있어서 과량 섭취 시 구토, 복통, 설사,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원추리 어린 순에는 콜히친 농도가 낮아 봄에만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콜히친은 열에 의해 쉽게 파괴되지 않지만 수용성이므로 원추리를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친 후 반드시 차가운 물에 2시간 이상 담근 후 무쳐 먹어야 안전하다.
봄나물은 초록색을 잘 살려 조리하면 눈과 입이 더욱 즐겁다. 나물의 초록색은 엽록소 때문인데 이 엽록소는 산성 환경에서 갈색으로 변한다. 따라서 나물의 초록색을 잘 유지하려면 식초를 먹기 직전에 넣어야 한다. 또한 봄나물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넣고 무치는 것도 좋다. 나물에 함유된 지용성 영양소의 흡수를 높이는 현명한 조리법이기 때문이다.
봄철 산행에서 채취한 나물을 먹고 식중독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식용나물과 비슷하게 생긴 독초를 잘못 섭취하면서 빚어지는 사건이다.
따라서 비전문가는 야생나물을 채취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도시의 하천 주변에서 자라는 나물에는 중금속 오염도가 높다는 보고도 있으므로 역시 함부로 채취해 먹으면 안 된다. 맛있고 안전하게 조리한 봄나물로 건강하게 봄을 맞이하자.
이경은 (서울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