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 놀이터가 오히려 어린이 안전사고 사각지대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사고는 집 앞에 설치된 조합놀이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사고는 대부분이 놀이기구를 잘못 이용하거나 부주의한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놀이시설 안전이용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전국 6만6311개소에 설치된 어린이놀이시설에서 지난해 하반기(7~12월)발생한 안전사고가 156건에 달한다고 17일 밝혔다. 국민안전처는 사고사례를 분석한 결과 안전사고에 따른 사망자는 없었으나 160명이 골절 등의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전사고는 집 앞에 있는 놀이터의 조합놀이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놀이대는 미끄럼틀과 공중놀이시설 등을 한꺼번에 설치한 놀이기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단지 놀이터.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이럴 때 안전사고 난다

국민안전처의 분석 결과를 보면 놀이시설에서 59명(36.9%)는 주택단지에 설치된 놀이기구를 이용하다 안전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학교 37명(23.1%), 도시공원 32명(20.0%), 어린이집 11명(6.9%), 유치원 9명(5.6%), 놀이제공 영업소 6명(3.8%), 식품접객업소 4명(2.5%), 대규모점포 2명(1.3%) 등의 순이었다.

놀이기구별로는 조합놀이대(39.4%)에서 사고발생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그네(15.6%), 흔들놀이기구(8.1%), 건너는기구(7.5%), 미끄럼틀(6.9%), 오르는 기구(3.8%) 순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으로는 대부분 놀이기구의 잘못된 이용 및 부주의(97.5%) 때문이었다.

국민안전처가 분석한 사고 사례를 보면 조합놀이대에서 계단을 오르다 내려오는 친구와 충돌하거나 다른 어린이에게 떠밀려 추락하는 바람에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미끄럼틀을 거꾸로 오르다 내려오는 어린이와 충돌해 추락하는 바람에 뇌진탕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미끄럼틀에서 앉지 않고 서서 내려오다 바깥쪽으로 떨어지거나 도착지점에 앉아 있다가 내려오는 어린이와 충돌 후 넘어져 골절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그네의 경우 1인용에 2명이 마주보며 타다가 1명이 뒤로 추락해 뇌진탕을 당하기도 했다. 철봉에 매달린 친구를 뒤에서 밀어 추락하는 바람에 골절상을 입는 경우도 있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부모는 집앞 놀이터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실제로는 놀이시설을 안전하게 이용하는 교육을 받지 못한 어린이들끼리의 부주의한 행동 때문에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는 이날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동영상을 제작·배포했다.

■활동량 많은 초등학생이 미취학 어린이보다 2.7배

국민안전처는 취학전(0~만6세)과 학령기(만7~14세)로 나눌 때 운동량이 많은 학령기 어린이가 104명(65%)으로 취학전 어린이 39명(24.4%)보다 약 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활동량이 많은 남자 어린이가 92명(57.5%)으로 여자 어린이 68명(42.5%)보다 사고 비율이 약 1.4배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계절별로는 7월이 33명(20.6%), 8월 32명(20.0%), 9월 34명(21.3%)으로 야외 활동에 적합한 기온을 보이는 7~9월 사이에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10월 30명(18.8%), 11월 18명(11.3%), 12월 13명(8.1%)의 순이었다.

사고발생 시간대는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가 28명(17.5%)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오후 6~7시 23명(14.4%), 오후 5~6시 19명(11.9%) 등의 순이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어린이들의 하교 시간대인 오후 3시부터 사고가 점차 증가하였고, 오후 12~1시에는 학교와 유치원에서, 오후 5~7시에는 주택단지에서 사고자가 집중적으로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해당 시간대에 관리주체의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전체 시설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가 75명(46.9%)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서울 13명(8.1%), 부산 11명(6.9%), 경북 10명(6.3%), 인천 8명(5.0%) 등의 순이었다.

국민안전처는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각급 교육기관을 통해 사고의 위험성과 안전이용 요령을 적극 교육·홍보하기로 했다. 또 놀이시설 관리주체에게 안전사고 사례를 공개하고 점검을 요청키로 했다. 특히 4월말까지 진행되는 국가안전대진단 기간 동안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사고 시설에 대해서는 민간합동 안전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민병대 국민안전처 생활안전정책관은 “어린이의 안전의식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홍보·교육은 물론이고 시설물 결함으로 인한 어린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시 안전점검 등 예방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