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까지 스마트폰 중독… 건강에 악영향

영유아 스마트폰 이용률 53.1%, 최초 이용 시기 2.27세
스마트폰 과다 사용, 영유아 사회성 및 정서 발달 저해
홍민경 인턴기자 hmk9833@hankooki.com [데일리한국 홍민경 인턴기자] “18개월 된 아기의 스마트폰 중독이 너무 심한 것 같아요. 이것저것 눌러보며 혼자 몇시간을 갖고 놉니다. 스마트폰을 안주면 줄 때까지 울면서 잠도 안잡니다.”

최근 육아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육아 카페 게시판에는 위와 같은 글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지만 이젠 5세 이하 영유아까지 스마트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 스마트폰 노출 실태 및 보호대책’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영유아 스마트폰 이용률은 무려 53.1%에 달했다. 스마트폰 최초 이용 시기는 평균 2.27세로 만 3세가 되기 전에 이미 스마트폰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영유아 스마트폰 주중 평균 이용 시간은 31.65분이었으며, 특히 0~만 2세까지 영아의 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32.53분)이 만 3세부터 만 5세의 유아(31.28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이용 연령이 갈수록 하향화하고 있다.

이처럼 너무 이른 시기에 과도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성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인한 영향이나 디지털 화면을 장기간 지켜보는데 따른 시력 저하 등이 우려되는 것이다. 여기에다 인격형성 과정에도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은주 교수는 “뇌의 성장이 고루 발달해야 하는 영유아 시기에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게 되면 시각적인 부분만 치우쳐 발달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특히 사람과 면대면 상호작용이 아닌 스마트폰과 일방향적 소통을 하게 되면 영유아의 사회성 및 정서 발달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켜 후에 주의력 결핍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유아 스마트폰 중독의 주된 원인은 부모에 있다. 부모들이 가정이나 공공장소에서 우는 아이를 달래거나 개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손쉽게 건네주는 것이 자녀를 스마트폰 중독으로 유도한 셈이 된 것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스마트쉼센터 남길우 팀장은 “부모들이 식당과 집, 대중교통 등 어디서나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선뜻 건네주고 자기 시간을 갖기 때문에 아이들이 계속해서 스마트폰에 노출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스마트폰 중독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점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스마트폰 이용규칙을 정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이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를 하는 등 부모와 자녀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줄여나가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육아정책연구소 도남희 부연구위원은 “영유아에게 있어서는 부모가 삶의 모델이다. 부모가 스마트폰 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 역시 스마트폰 없이 지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잠시라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아이에게는 더 값진 경험”이라고 말했다. 도 부연구위원은 “유럽이나 미국 같은 경우 영유아의 발달 단계에 맞춰 연령별로 체계화된 미디어 사용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부분이 미흡하다”면서 “따라서 부모들이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