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먹을거리 안전을 염려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건강한 식재료로 알려진 수산물이 비브리오패혈증 등으로 오히려 부담스러운 먹을거리가 될 수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이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Vibrio Vulnificus, 비브리오패혈증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비브리오패혈증균에 오염된 해수가 피부의 상처를 통해 몸속에 침투해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급성 세균성 질환이다. 비브리오패혈증균은 해수의 온도가 18~20℃ 이상일 때 일시적으로 서식하는 균으로 특히 해수 온도가 높은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비브리오패혈증균에 감염되면 주로 발열, 설사, 복통, 저혈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피부에 발진, 부종, 수포 등을 형성한 후 점차 범위가 확대돼 괴사성 병변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간헐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기에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제3군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비브리오패혈증균이 수산물 개체에서 생겨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름철 수산물을 피하게 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비브리오패혈증균은 수산물 개체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수온이 높아지는 여름철 해수에서 발생해 어패류의 아가미나 껍질에 한시적으로 묻어 있을 뿐이다. 염분이 있는 바닷물에서 잘 자라는 호염성 균이기 때문에 염분이 없는 민물에서는 사멸한다. 따라서 수산물을 흐르는 수돗물에 30초만 씻어도 비브리오패혈증균으로 인한 감염을 막을 수 있다. 비브리오패혈증균으로 인해 발생하는 패혈증 환자는 1년에 약 50~60명이다. 주로 만성 간질환이나 알코올 중독, 혈색소증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 대부분이다. 평소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라면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는 것을 삼가고, 개인 건강관리에 유의한다면 여름철 수산물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을 보다 확실하게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산물 손질이나 조리 시 위생에 각별히 신경 쓴다. 생선을 조리하는 사람의 위생 관리도 중요하며 도마와 칼 등 조리 도구의 위생 상태도 철저하게 관리한다. 살아 있는 생선의 아가미와 껍질 등에 비브리오패혈증균이 묻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이 부분을 다듬거나 손질하는 칼·도마·행주 등의 조리 도구와 생선 살을 다듬는 조리 도구를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가미와 껍질 등을 다듬은 뒤에는 꼭 손을 깨끗이 씻고 생선 살을 만지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비브리오패혈증균은 5℃ 이하에서는 증식하지 못하므로 수산물을 구입한 뒤 가급적 5℃ 이하로 냉장보관한다. 85℃ 이상의 열로 가열하면 비브리오패혈증균이 사멸하므로 여름에는 수산물을 날것으로 먹기보다 끓이거나 구워 먹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