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수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육류 섭취를 피한다. 의외의 곳에 함정이 있다. 바로 가공식품류다. 과자나 빵, 케이크 등에는 당분뿐만 아니라 지방이 다량 함유돼 있다. 버터나 팜유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조각 케이크나 작은 빵 하나가 밥 한 공기 열량이 넘는 400kcal임을 보면 가공식품에 지방이 얼마나 많이 들어있는가를 알 수 있다. 무심코 먹는 과자나 빵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는 복병이다. 기름기가 잔뜩 배어있는 걸 모르고 가공식품을 마음껏 섭취하다간 살이 찌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치솟는다.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선 육류 섭취가 중요하다. 식물성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 몇 개가 빠져 있고 흡수율이 동물성 단백질만큼 높지 않다. 콜레스테롤이 걱정된다면 기름기가 너무 많은 육류만 피하면 된다. 대표적인 게 삼겹살과 갈비살이다. 삼겹살과 갈비살은 지방 함량이 35%다. 등심은 이보다 적어 지방 함량이 15% 정도다. 지방을 쏙 빼고 섭취하고 싶으면 우둔살이나 닭 가슴살이 좋다. 육류에 들어있는 기름기가 무조건 건강에 해로운 것도 아니다. 삼겹살이나 닭고기에 들어있는 지방의 절반 이상은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이다. 생선과 견과류에 들어 있는 그 불포화지방 말이다. 육류에 들어있는 기름기가 전부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은 아닌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식생활 지침’을 개정했다. 핵심은 콜레스테롤 하루 섭취량을 300mg 이하로 권장하던 조항을 뺀 것이다.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가 콜레스테롤 수치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몸속 콜레스테롤의 80%는 간에서 합성된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콜레스테롤 수치가 움직이는 건 20%에 불과하다. 삼겹살은 실컷 먹고 냉면에 들어있는 달걀노른자는 제쳐놓는 사람이 많다. 달걀노른자에는 콜레스테롤이 250mg가량 들어있다. 이전 기준에 따르면 두 개만 먹어도 하루 섭취 권장량을 넘겼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달걀에 면죄부가 내려졌다. 노른자에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과 미네랄이 다량 들어있다. 달걀이 심장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1% 미만이라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더군다나 최근 콜레스테롤 저감화 노력에 따라 노른자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이 150-200mg으로 줄었다. 달걀노른자를 빼고 먹고 육류 섭취를 줄인다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진 않는다. 달콤하면서 고소하고 바삭한 맛에 길들여진 게 문제다. 수시로 손이 가는 과자, 빵, 케이크 등 가공식품 섭취를 줄여야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충헌기자 (chleemd@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