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밥 좀 먹어보라고? 듣기 별로 좋지 않은 말이다. ‘콩자반’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도시락을 싸들고 등교하던 시절에 자주 등장하던 반찬이 바로 콩자반이다. 그런데 ‘콩자반’의 당시 다른 이름이 바로 ‘염소똥’이었다. 그러나 영양학적으로만 보면 콩밥이나 콩자반만큼 좋은 음식도 드물다. 콩은 풍부한 식물성 단백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콩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보다 체내 소화·흡수가 빠르고 잘 된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는 말도 그래서 붙었다.
콩은 또 각종 비타민과 칼슘·인 등 미네랄의 보고다. 콩의 비타민B1 성분은 탄수화물의 에너지 대사를 돕고, 근육과 골격의 성장을 촉진한다. 비타민B1이 부족하면 각기병으로부터 뇌세포의 수축, 근위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에 좋은 불포화지방산도 많이 들어있다.
그처럼 몸에 좋은 콩 중에서도 ‘검은콩’은 ‘블랙푸드’의 대명사로 통하는 안티에이징(항노화) 식품이다. 검은콩은 일반 콩보다 노화방지 성분을 4배가량 많이 함유하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성분이 안토시아닌이다. 안토시아닌은 과일이나 채소, 꽃에 들어있는 수용성 플라보노이드 색소로 꽃이나 과일, 곡류가 검은색, 청색, 자주색으로 보이게 한다.
안토시아닌이 몸에 좋은 것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 때문이다.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의 축적을 막아 노화를 늦춰주고 피부 탄력을 증진시킨다. 피로 해소와 시력 보호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혈전형성을 억제하고 염증과 콜레스테롤을 줄여준다. 검은콩의 껍질이 검은 것도 안토시아닌 때문이다.
또 하나 검은콩에서 중요한 항노화 성분이 레시틴이다. 검은콩이 틱장애 등에 좋은 식품으로 권해지는 것도 레시틴 성분 때문이다. 복합지질 성분인 레시틴은 두뇌발달과 기억력 증진,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레시틴은 뇌에서 신경전달 물질로 작용, 뇌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레시틴은 틱장애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뇌기능의 이상에서 초래된 질환에 일정 효능을 보이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외에도 레시틴은 심부전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유익하다. 고지혈증 등을 유발하는 혈액 속의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을 미세한 분자로 바꿔줘 혈관 벽에 들러붙는 것을 차단한다.
항산화작용을 하는 이소플라본도 검은콩에서 놓쳐선 안 되는 성분이다. 인체 내에 활성산소가 많이 생기면 혈관 조직에 손상이 나타나는 것은 물론 각종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검은콩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은 인체에 해로운 활성산소의 독성이 커지는 것을 억제한다.
또 이소플라본은 체내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 따라서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며 나타나는 초조와 불안, 긴장감, 불면증, 안면 홍조 등의 갱년기 증상을 완화해 준다. 콩의 이소플라본은 엔도르핀 등 뇌 신경전달 호르몬의 생성도 돕는다.
이소플라본은 전립선 질환으로 고생하는 중년 남성들에게도 유익한 성분이다. 학계에서는 이소플라본 요소인 제니스테인(genistein), 다이제인(daidzein)과 그 대사물의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전립선암이 발병할 확률이 낮다고 보고 있다. 전립선암과 콩의 관계를 조사한 논문들을 보면 콩 식품 섭취량이 많은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전립선암의 위험성이 2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콩의 가용성 식이섬유가 당뇨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검은콩의 식이섬유가 위장관에서 포도당의 흡수 속도를 낮추어 천천히 흡수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 또 콩의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유지하도록 만들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글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