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걸렸다는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 즉 치매다.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는 가정에는 언제나 두 사람의 병자가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큰 고통이 따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지난 2009년 2만 명에서 2013년 3만 명으로 늘었다. 환자가 연 평균 9% 증가하고 5년 새 44%가 늘어난 것이다. 나이대로 보면 70대 이상 환자가 85%로 가장 많고 60대 12%, 50대 3% 순이다. 특히 70대 이상 여성 환자가 1만9000명으로 전체 진료인원의 62%에 달했다.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인지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성격변화와 우울증, 수면 장애 증상 등을 동반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억력 장애가 주증상으로 나타나며 언어기능, 계산능력, 시공간 기능의 장애가 생긴다. 병이 진행되면 인격의 변화와 행동장애가 생겨서 망상이나 환각, 고집불통이 되고 화를 잘 내고, 과격한 행동을 하며, 남을 쉽게 의심하고, 남의 물건을 훔치고, 가족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증상들은 낮보다는 밤에 심해진다.
그럼에도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단지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뇌의 신경세포막의 구성 성분이 변형을 일으켜 과도하게 뇌에 축적되면서 점차 뇌신경 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건망증으로 시작되는 증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인지 기능의 상실로 이어져 결국은 환자 본인이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되고, 전적으로 주위 사람에게 의존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안타깝게도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진단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진찰 및 신경학적 검사가 가장 중요하며, 이때 환자의 배우자나 장성한 자식의 정보는 매우 소중하다. 진단을 통해 치매가 의심되면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통해 치매 여부 및 그 정도와 치매의 양상에 관한 조사가 이루어진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에 사용되는 약물들의 대부분은 기억력 항진에 도움이 되는 아세틸콜린계의 기능을 높여주는 약물들이다. 그러나 약물치료는 원인치료가 아니다. 일단 알츠하이머 치매가 오면 이미 쏘아 놓은 화살처럼 병은 진행된다. 정재면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과 교수는 “건강한 식생활, 운동, 적극적인 생활태도, 지속적인 정신사회활동 유지 등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조기 발현을 어느 정도 막아 주리라고 생각된다”며 “기억력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