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여성들, 폐경 이후 남성들처럼 복부에 내장지방 급격히 쌓여
ㆍ지방 분해 과정 혈관 수축·동맥경화 불러… 쉽게 숨차고 피로
50대 초반의 가정주부 ㄱ씨는 요즘 뱃살 때문에 울상이다. 40대 중반까지만 해도 잘록한 허리를 자랑했는데, 몇 년 사이에 ‘배둘레햄’이 되었다.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활동이 줄어 뱃살이 늘었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른바 ‘뱃살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우리 몸의 체지방은 크게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형태로 존재한다. 남아도는 칼로리는 지방으로 바뀌어 비상용으로 피부층과 내장 부위에 저장된다. 남성들은 잉여 칼로리가 지방으로 바뀌어 주로 복부에 축적된다.
여성의 경우 폐경 이전에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지방이 대개 둔부(엉덩이)와 허벅지, 아랫배, 유방 부위 등의 피부 밑에 존재한다. 그러다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보호 효과가 사라지면 남성처럼 복부에 내장지방의 형태로 쌓인다.
내장지방(내장비만)은 지방이 내장에 쌓이는 현상을 말하며, 질환명은 복부비만이다. 복부비만은 직접적인 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며 당뇨, 소화기병, 부인과 질환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첫째, 심장에 무리가 생긴다. 내장지방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혈액 공급량은 체중에 비례하므로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의 심장은 항상 과로 상태에 처한다. 배가 불룩하고 뚱뚱한 사람이 조금만 무리를 하거나 운동을 해도 숨이 차고 피로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둘째, 복부비만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을 훨씬 높인다. 간에서 당 생산이 증가하고, 말초기관에서 인슐린의 효과가 떨어지는 데다 식사량이 많으므로 혈당이 잘 올라간다.
셋째, 소화기 질환도 유발한다. 남아도는 열량이 간에 중성지방의 형태로 축적되는 지방간, 소화불량이나 변비 또는 설사 등의 증상을 겪는다.
넷째, 살이 찐 여성은 체내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월경의 양과 주기가 불규칙하게 되며 심할 경우 월경이 일찍 사라지거나 불임이 올 수 있다. 비만 여성은 유방암과 자궁내막암 등 악성 종양에 걸릴 위험성도 높다.
내장비만은 배가 나온 상태나 허리 둘레를 재보면 추정이 가능하다. 체형에 따라 다르지만 허리 둘레가 길수록 내장에 지방이 더 많이 끼거나 붙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인의 경우 허리 둘레가 남성은 90㎝(36인치) 이상, 여성은 85㎝(34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다. 복부비만을 평가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체지방 컴퓨터 단층촬영(CT)이다. 요추 4, 5번 부위를 측정한 내장지방 면적이 100㎠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복부비만을 해소하는 데는 걷기, 달리기, 수영, 구기 운동,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이 좋다. 1주일에 4~5회, 1일 1~2시간의 운동이 권장된다. 평소 식사량보다는 줄이되 기초대사율보다는 더 먹어야 한다. 기초대사율이란 호흡이나 심장박동, 뇌의 활동 등에 필요한 열량으로, 보통 800~1000㎉이다. 전문가들은 일상적인 생활을 하려면 최소한 1일 열량 섭취 권장량(1800~2000㎉)의 60~70%는 먹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식사 조절, 운동 등을 한 뒤 3~6개월 후에도 기존 체중의 10% 이상이 빠지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반드시 식사 조절과 운동 등 비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