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에이즈의 날, 에이즈 바로 알기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에이즈 예방과 편견 해소를 위해 제정한 날이다. 이에 에이즈와 관련된 궁금증을 해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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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즈와 HIV 감염은 같다? (X)

에이즈와 HIV 감염의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면역결핍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 몸은 외부에서 들어온 미생물에 대항하여 이를 제거하는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 바이러스는 대부분 이 면역체계에 의해 우리 몸에서 제거된다. 그러나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사람면역부전바이러스)는 오히려 이 면역 체계의 중심 역할을 하는 세포(CD4+ T 림프구)를 감염시키고 파괴한다. HIV 감염으로 CD4+ T 림프구가 파괴되어 그 수가 감소하면 환자는 일반인에게는 문제를 일으키지 못하는 미생물에 쉽게 감염되거나, 특수한 종류의 악성 종양에 잘 걸리는 상태, 즉 면역기능이 저하된 상태가 된다. 이러한 상태를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 Acquired Immunodeficiency Syndrome; 에이즈)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HIV 감염과 에이즈를 같은 용어로 섞어서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으나, HIV 감염은 단순히 사람면역부전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에 감염된 상태를 지칭하는 것이고, 에이즈는 HIV 감염으로 면역능력이 떨어져서 기회감염이나 악성종양과 같은 “에이즈 정의 질환”에 해당하는 합병증이 발병하였거나, 말초 혈액에서 CD4+ T 림프구 수가 200/mm3 이하로 감소된 상태를 의미한다. 기회감염은 면역력이 정상인 사람에서는 발병하지 않지만,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서 발병할 수 있는 감염병을 일컫는 말로, 정상인에서 발병할 수 없었던 감염이 발병할 기회가 생겼다고 하여 기회감염이라 한다. 현재 “에이즈 정의 질환”으로 페포자충페렴, 카포시육종 등 모두 27가지 질병이 지정되어 있다.

 

  • HIV 감염되면 빠른 시일 내에 사망한다? (X)

이에 대한 답을 알기 전에 HIV 감염 증상의 이행 단계를 알아야 한다. HIV 감염 증상은 급성 HIV 증후군, 무증상 잠복기, 후천성 면역 결핍증(AIDS) 시기로 이행된다. 급성 HIV 증후군은 HIV에 감염된 후 3~6주 후에 발생하여, 발열 · 인후통 · 임파선 비대 · 두통 · 관절통 · 근육통 · 구역 ·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 HIV 증후군 시기가 지나면 무증상 잠복기가 지속되는데 이 시기에는 HIV 감염을 의심할만한 특이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대개는 이 기간이 10년 정도 지속되지만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시기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없지만 HIV가 지속적으로 면역세포를 파괴하여 면역 기능이 서서히 감소하게 된다. 이 시기가 지나 후천성 면역 결핍증 시기가 되면 정상 면역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여러 종류의 감염성 질환이 발생하고, 면역 결핍으로 인해 암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HIV 감염인의 50% 정도가 후천성 면역 결핍증 시기로 이행되기 까지는 약 10년이 소요되며, 약 15년 후에는 HIV 감염인의 75%가 후천성 면역 결핍증 상태가 된다. 하지만 HIV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어, HIV 감염 환자가 치료제를 복용하고 규칙적인 진료를 받는다면 HIV의 증식이 억제되고 면역세포가 회복되어, HIV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과 동일한 생활을 할 수 있다.

 

  • HIV 감염인과 한 번이라도 성관계를 가지면 HIV에 감염된다? (X)

1회 성관계로 HIV에 감염될 확률은 0.1~1% 정도로, HIV 감염인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해서 모두 HIV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평균 감염률로 개인적으로는 단 한 번의 성관계로도 감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성관계 시에는 반드시 콘돔 사용을 습관화 해야 한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과 콘돔없이 성관계를 가졌다거나 성관계 파트너가 여러명이거나 상대방에게 여러명의 파트너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HIV 검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액과 질 분비물 이외에 혈액을 통해서도 HIV가 전파될 수 있으므로, 마약을 체내에 주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사기를 공유하거나 병원 관련 종사자가 바늘에 찔리는 경우에는 HIV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처럼 HIV는 그 감염경로가 정액, 질 분비액, 혈액으로 명확하기 때문에 HIV 감염인과 일상생활을 공유한다고 해서 반드시 HIV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HIV 감염인과 함께 생활하면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감염인의 정액, 질 분비액, 혈액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감염인의 혈액이 묻기 쉬운 칫솔, 면도기, 손톱깎이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피하며, 혈액이 묻었을 때에는 흐르는 물에 즉시 씻어내고 소독을 하도록 한다. 또한 감염인과 성관계를 하는 경우라면, 콘돔을 사용하여 정액이나 질 분비액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 HIV 검사(에이즈 검사)는 실명으로 안 해도 된다? (O)

HIV 감염 또는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낙인 문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HIV 검사를 기피하므로, 본인 선택에 따라 익명 또는 실명검사가 가능하도록 법으로 규정하여 권장하고 있다.

 

HIV 감염은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IV 진단 검사는 1차 선별검사와 2차 확인검사로 진행되며, 2차 확인검사의 결과가 양성이면 HIV 감염으로 확진한다. 1차 선별검사인 효소면역측정법(ELISA)은 HIV-1와 HIV-2에 대한 항체를 검출하는 방법으로, 조금이라도 에이즈의 가능성이 있는 검체를 모두 걸러낸다. 이로 인해 실제로 HIV에 감염되지 않았으나 검사에서는 HIV에 감염되었다고 나올 가능성이 높으며, 우리나라의 HIV 유병률을 고려했을 때 1차 선별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도 실제로 HIV에 감염되었을 확률은 낮은 편이다. 때문에 1차 선별검사에서 HIV 감염소견을 보이는 경우, 다시 한 번 1차 선별검사를 반복하고, 여기에서도 다시 양성이 나오면 2차 확인검사를 시행한다. 2차 확인검사인 웨스턴 블롯(Western Blot)은 HIV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을 보다 확실하게 걸러낼 수 있어, 해당 검사를 통해 실제로 HIV에 감염된 사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차 선별검사에서 두 번 양성 반응을 보인 검체에 대해 16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과 질병관리본부 에이즈종양바이러스팀에서 웨스턴블롯으로 확진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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