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하루를 위한 운동

하루하루가 피로하다고 진료실을 들어선 김씨에게 운동을 하라고 했더니, 눈이 동그래졌다. ‘정신집중도 안되고, 피곤해서 한발짝도 움직이기가 어렵다는데, 운동을 하라니…. ’ 라는 내용이 얼굴표정에 역력하다. 물론, 피로가 주증상인 사람들이 진료실을 찾아오면 신체의 질병 때문이 아닌지 먼저 검진을 하게 된다. 다행히 신체에 피로를 유발할만한 큰 원인이 발견되지 못했을 경우 약 70%의 환자는 ‘운동요법’을 같이 처방받게 된다. 운동을 통해서 신체를 더 건강하게 만들어보려는 의도가 커지만, 이러한 피로의 상당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조절되지 못하는 교감신경계가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김씨처럼 활력이 떨어진 사람들이 매일 매일을 활기찬 하루로 보내기 위한 운동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만약 운동을 하기로 작정하였다면, 어떤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하는 것이 좋을까 ? 운동은 크게 유산소 운동(걷기, 조깅, 줄넘기, 자전거, 테니스, 수영, 에어로빅 등)과 무산소 운동(단거리 빨리 뛰기, 근력 트레이닝, 역도 등)으로 나뉘는데, 대체로 전력을 다하는 것, 그래서 5분 이상 하기 어려운 것은 무산소 운동이고, 10분이상을 지속할 수 있으면 유산소 운동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활력을 위해서 선택을 한다면 유산소 운동이 정답이다. 유산소운동을 시작하면 심폐기능이 좋아지면서 두 달 정도가 지나면 활력이 증가한다는 것을 대부분 느낄 수 있게 된다. 유산소 운동은 부작용도 많지 않아 초보자가 시작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더 큰 욕심이 생긴다면 무산소 운동도 같이 시도해보면 더 좋다. 대체로 유산소 운동은 매일, 무산소 운동은 이틀에 한번씩 하도록 권유한다. 무산소운동까지 같이 하게되면 활력의 정도가 한 단계가 더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무산소 운동은 갑작스런 혈압상승, 혈관 저항의 증가 등으로 심장에 부담을 과격하게 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유산소 운동으로 적응이 된 사람이 시도하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유산소 운동으로 먼저 재미를 붙이는 것이 좋다.

 

운동을 막 시작할 때는 가능한 약한 강도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거의 놀다시피 일이주를 보내도 심폐기능이 서서히 좋아진다. 이때부터 매주 조금씩 운동 강도를 늘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유산소 운동의 추천되는 강도는 운동을 하면서 이야기는 할 수 있으되,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정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한 운동을 하면서도 이야기를 할 수 있게되는데,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전문적으로는 심장박동수로 평가하는데, 운동시 추천되는 심장박동수인 목표심박수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계산한다. 평소 가만히 앉아서 측정한 안정시 심장박동수가 70회인 50세의 성인이라면 50%의 운동강도를 위해서는 심장박동수를 120회가 운동중에 유지되도록 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40%에서 시작해서 80%까지 서서히 올리게 된다.

 

 

최대심박수 = 220 – 나이(50) = 170

여유심박수 = 최대심박수(170) – 안정시심박수(70) = 100

목표심박수 = 여유심박수(100) X 운동강도(0.5) + 안정시심박수(70) = 120

 

 

활기를 위한 운동에는 ‘통증이 없으면 성과도 없다’는 속담이 적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운동 후 2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피로가 지속되거나 그 다음 날 일어나서 뻐근한 곳이 있다면 운동의 빈도나 강도가 심했다고 생각하고 둘 중에 하나를 줄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일주일에 2회 이하의 운동은 심폐기능의 축적 및 향상 효과가 별로 없어 운동을 할 때마다 피로를 느끼게 되어 활기가 좋아지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그러므로 적어도 일주일에 3회 이상, 대체로 이틀에 한번 이상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시작하면 꼭 잊지 말아야하는 것이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이다. 운동의 가장 큰 부작용이 다치거나 손상을 입는 것인데,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이 이를 줄이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운동 전과 후 약 5 ~ 10분간은 아주 약한 강도로 심장 박동수를 서서히 올리고, 서서히 정상화 시켜주는 것이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이다. 걷기, 제자리 뛰기 등으로 서서히 몸의 열을 올리고 정상화 시키는 것이 한 예이다. 스트레칭도 이때 같이 하여주면 도움이 된다.

 

흔하지는 않지만, 운동 중 또는 직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은 운동의 단순한 부작용이라기보다는, 기존에 갖고 있던 심장이나 혈관 이상이 운동으로 악화되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대체로 운동에 숙달되지 않은 초보자에게 발생하는데,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았고, 고혈압, 심장질환, 가슴 통증, 현기증, 뼈나 관절 이상 등이 있는 경우에는 미리 담당의사와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미리 상담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한 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운동의 가장 큰 문제는 실천이 어렵다는 것이다. 경쟁적이면서, 좌식생활이 위주인 현대인들은 운동이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많은 조사결과들에서도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건강증진을 위해 필요한 첫 번째 항목으로 운동을 꼽으면서도 일주일에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이 1/3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운동을 처방할 때는 운동이 왜 필요한지와 함께 실제 할 수 있는 운동에 대해 꼭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런 의미로 가장 좋은 것은 ‘활동량’을 늘이는 것이다. 활동량이라는 말은 꼭 운동이 아니어도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출퇴근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어쩔 수 없이 걷도록 하는 것, 차를 가지고 가더라도 직장과 가능한 먼 곳에 주차하는 것, 직장에서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가능한 사용하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는 것, TV를 보거나 전화를 할 때는 서 있거나 어슬렁거릴 것, 회의를 하거나 강의를 들을 때에 크게 무리가 되지 않으면 서서 진행할 것 등의 처방이 바로 활동량을 늘이기 위한 것 들이다. 이렇게 활동량만 늘어나도 하루하루의 활기를 올리는 데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 하지만, 조금 더 높은 활력을 유지하려면 계획적인 운동 습관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무릎, 허리 등 관절이나 근육에 통증이 있어 운동을 하기 어렵다는 사람들은 근육과 관절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물속 걷기(아쿠아로빅)’나 ‘수영’이 추천된다. 물이 싫거나 잘 맞지 않는 사람은 자전거나 운동기구 등을 이용하여 통증이 있는 부위에는 무리가 가해지지 않고 그 주위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으로 시작하면 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처음에는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이렇게 관절 주위의 근육힘이 좋아진 뒤, 다른 운동으로 서서히 확장하게 된다. 이에 반해 폐경기 여성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은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뼈에 어느 정도의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이 좋다. 땅위에서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걷기, 조깅, 등산, 줄넘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아직 운동을 하지 않고 있다면 오늘 당장 운동 계획을 세워보자. 이중 제일 첫 번째는 하고 싶고 재미나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운동을 그만 두면 수개월안에 그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운동을 너무 싫다면 ‘신체활동량’을 늘이는 방법을 택해보자. 어떤 방법을 택하였든지, 수개월이 지나 그 효과를 느끼기 시작하게 되면 그만두기 어려워지고 또 다른 운동을 선택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으로 시간을 소모하고 있는데, 훨씬 하루가 활기차고, 알뜰하게 활용이 되며, 피로마저 없어진 자신에 놀라고 있을 것이다.

 

 

서울의대 국민건강지식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조비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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