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 먹는다고 다 건강해질까? 내 몸에 맞는 여름 보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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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앞에선 장사가 없는 법인지 유난히 기력 없고, 식욕도 부쩍 떨어졌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흔히 여름만 되면 체력 회복과 식욕 증진을 위해 보양식을 떠올리는 것 같다. 그러나 몸을 보하고 강하게 한다는 의미의 보양식이 정말 문자 그대로의 효과가 있을까? 그 효과는 음식을 받아들이는 내 몸의 건강 상태에 좌우된다. 만약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도는 말에만 현혹되어 식품을 선택한다면 오히려 보양식이라 생각했던 음식이 나의 건강에 치명적인 해가 될 수도 있다.

여름철, 어떤 영양을 챙겨야 할까?

추운 겨울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피하지방이 많이 필요한 반면, 여름철 우리 몸은 지방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평상시 보다 고기와 같은 동물성 단백, 지방섭취는 조금 줄이고, 가급적 생선을 위주로 한 간단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조금 지쳐 열량 보충이 필요할 때는 제철 과일을 통해 조금씩 자주 열량을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운동을 하거나, 특별히 바쁜 일정이 있어 중간에 간식 섭취가 어려울 때는 비교적 장시간 열량을 몸에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하는 고기류나 아보카도, 견과류 등으로 열량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내 몸에 맞는 보양식 선택하기

나의 건강증진에 정말 필요한 보양식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정기적인 건강 진단을 통해 나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 내 몸에 적절한 보양식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일시적인 체력 회복과 식욕증진뿐 아니라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는 지혜라고 할 수 있다.

 

보양식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음식은 고단백, 고지방 음식이다. 고기라고는 명절 때나 구경하던 어려운 시절에는 기름기 흐르고 특유의 향미가 진동하는 단백질 음식이 귀한 음식으로 보양식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현대인은 사시사철 이미 충분한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하고 있고, 그로 인해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들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도한 고단백, 고지방 음식의 보충은 건강의 문제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초복, 중복을 거쳐 말복에 이르기까지 아마도 한번쯤은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요령껏 과식을 피하거나 지나치게 기름진 부위와 껍질을 제거하는 등의 조절이 필요하다. 물론 지방 함유량이 적은 살코기나 생선 종류를 메뉴로 선택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담석증이 있는 경우도 주의가 필요하다. 담석은 대체로 육류, 달걀, 버터 등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고지방 식품을 즐겨먹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견된다. 담석증으로 인한 통증을 피하려면 무엇보다 과식을 피하고 고지방 음식을 제한해야 한다. 보신탕, 삼계탕 등은 고단백, 고지방 음식으로 많은 양의 지방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담석 통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

 

간이나 신장 기능이 손상된 환자의 경우에도 보양식, 그리고 건강보조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다양한 보양식, 어떻게 먹어야 하나?

  • 장어

1인분(150g)에 약 300mg의 콜레스테롤이 함유되어 있다.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콜레스테롤 섭취 권장량이 하루 200mg 이하인데, 장어구이 1인분만 먹더라도 이미 하루에 권장되는 콜레스테롤의 섭취량을 넘어서는 것이다. 육류에 비해 필수 지방산과 불포화 지방산의 비율은 높으나 지나친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 삼계탕

복날이 찾아오면 너도 나도 삼계탕이나 보신탕 집을 찾는다. 실제로 초복에 삼계탕 매출액이 평상시의 150% 이상 증가한다고 할 만큼 삼계탕은 우리에게 영양식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렇다면 복날 이렇게 먹는 삼계탕이 정말 좋을까? 일반적으로 소, 돼지, 닭고기, 생선, 우유, 콩류 등은 양질의 단백질로 비타민 B1, B2 도 풍부하고 체력보강에도 도움을 준다. 그 중에서도 닭고기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소화가 쉬우며,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불포화지방이 높고 포화지방 함량이 낮아, 여름철 동물성 단백질이나 지방이 필요한 경우 좋은 공급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삼계탕, 보신탕, 장어, 사골국 등에는 많은 단백질 이상의  지방이 함유되어 있어 비만하거나 신체활동이 적고 주로 앉아 생활해 몸에 지방이 쌓이기 쉬운 사무직 종사자에게는 적절치 않은 식품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영양성분 분석 결과 삼계탕 1000g당의 열량은 918kcal로였다. 삼계탕 1인분 800g 기준으로 약 700kcal의 열량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1일 에너지 섭취량이 2000~2600kcal이며 여성은 1600~2100kcal인 점을 고려하면 한끼 식사로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의 절반가량을 섭취하게 된다. 또한 삼계탕에 포함되어 있는 지방은 하루 권장량의섭취해야 하는 영양소의 65% 정도여서 한끼 식사로 너무 많은 지방을 섭취하게 되는 위험 부담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삼계탕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야외에서 주로 활동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나 하루 종일 몸을 움직여야 하는 육체활동을 위주로 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여름철에 먹는 삼계탕 한 그릇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고령의 근육량이 적은 사람, 혈압이 낮고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아 여름철 자주 탈진하는 사람들 역시 조금씩 살코기 섭취가 필요한 데, 이런 경우에는 국물을 적게 먹고, 무른 고기류를 주로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름-31_복날-삼계탕-꼭-먹어야-할까

 

직업적으로 고열량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도, 가족과 더불어 복날 삼계탕을 먹거나 가끔 삼계탕과 같은 탕류를 먹게 되는 경우는 삼계탕 1인분을 다 먹기보다는 60~70%정도의 양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삼계탕에는 하루 섭취해야 하는 나트륨의 60% 이상이 포함되어 있어 나트륨을 과다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국물이 아닌 건더기 중심으로 먹는 것이 좋다. 닭 껍질 부위에는 지방이 많으므로 고지혈증이 있는 분들은 가급적이면 껍질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삼계탕을 먹는 과정 뿐만 아니라 조리하는 과정에서도 주의를 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계절적 환경으로 인해 삼계탕의 주원료인 닭고기가 캠필로박터균과 살모넬라균에 감염되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있어서다. 식중독으로부터 안전하게 삼계탕을 조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식중독으로부터 안전하게 삼계탕 조리하는 방법]

  • 냉장 또는 냉동 보관된 것을 확인 후 구입한다.
  • 냉동된 닭을 해동할 때에는 5℃ 이하의 냉장고에서 4시간 이내에 해동해야 한다.
  • 닭고기에 있을지 모르는 식중독균이 다른 식재료에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닭을 손질할 때에는 반드시 1회용 장갑을 착용하고, 손질 후에는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 닭을 손질한 후에는 조리 기구를 즉시 세척 및 소독하여 다른 식재료에 식중독균이 옮겨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식중독균의 증식을 막기 위해 완성된 삼계탕은 2시간 이내에 먹어야 한다. 다 먹지 못하고 보관을 하는 경우라면4℃이하에서 냉장보관을 하고 다시 먹을 때에는 한번 가열을 한 뒤 섭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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