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공포, 우리는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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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용량의 방사선은 인체에 영향 거의 없어

2011년 일본의 원전사고가 발생한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에서는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우리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방사능에 대해 안일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되지만, 사실 방사능은 병원에서는 치료용으로 쓰이며 무조건 나쁜 것이라 할 수는 없다. 방사성 물질은 무엇이며 인체에 흡수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사성 물질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분류되나?

방사성 물질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질을 말한다. 방사성동위원소가 대표적인 예인데 우라늄, 플루토늄, 방사성요오드 등이 있다. 방사성동위원소는 모든 원소마다 여러 개가 존재하며 방출하는 방사선의 종류에 따라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방출 핵종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면 요오드는 안정동위원소인 요오드-129와 베타선과 고에너지 감마선을 동시에 방출하는 요오드-131, 저에너지 감마선을 방출하는 요오드-125, 요오드-123, 양전자와 베타선을 동시에 방출하는 요오드-124 등 다양한 방사성동위원소가 존재한다.

각 방사성 물질은 어떻게 생성되고, 어떠한 특성이 있나?

원자로에서는 핵분열이 일어나거나 중성자가 원자에 들어가 만들어지며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을 방출한다. 이는 산업용, 의료용으로 사용된다. 병원에서는 사이클로트론으로 양성자를 가속시켜 원자에 양성자를 넣어 만드는데, 짧은 반감기의 양전자를 방출하는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가 만들어진다.

 

알파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매우 드물며 담배에 극미량이 들어 있다. 공기 중에 노출되었을 때에는 종이 한 장을 투과할 수 없으나 많은 양이 체내에 들어오면 주변세포를 죽일 수 있다.

 

베타선은 알루미늄 포일을 뚫을 수 없으나, 체내에 들어오면 주변 세포 수백 개를 죽일 수 있어 치료제로 사용된다.

 

감마선은 두꺼운 콘크리트 정도가 되어야 막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투과력을 가지고 있어 체내에 들어오면 신체를 투과하므로 영상진단용으로 사용한다. 적은 용량에서는 대부분 투과하므로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으나, 양이 많으면 세포 및 조직에 손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방사성 요오드의 기준치는 어떻게 되며, 이것이 안전에 대한 기준이 될 수 있나?

세계보건기구(WHO) 규제치는 음료수 1 kg 당 방사성요오드 10 Bq(베크렐)이며, 원전 사고 후 일본의 규제치가 300 Bq, 비상시에는 3000 Bq까지 허용하고 있다. 1987년 체르노빌 원자로 사고 이후 북유럽에서 우유의 오염으로 낙농산업이 망하게 생겨 일시적으로 기준치를 100배로 높인 예도 있다.

 

이렇게 방사선에 민감한 북유럽에서도 기준치를 고무줄처럼 늘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체르노빌 원자로 사고가 있었을 때 반경 100 km 이내에서 방사성요오드로 오염된 우유는 어른에게는 영향이 없었으나, 5세 미만의 경우는 10,000명 중에 한 명에서 갑상선암이 발생했다. 이 때 섭취한 용량은 50,000 Bq 정도로 추정된다. 반면 갑상선암 환자에게 치료용으로 쓰이는 방사성요오드는 보통 10억~70억 Bq이 투여된다. 이 두 가지 예는 환경기준을 평상시는 엄격히 유지하되 비상시에는 인체에 영향이 없는 정도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 인체에 흡입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기준치 이상이라도 저용량에서는 전혀 증상이 없다. 연간 방사선 허용량 1 mSv(밀리시버트)의 1,000배가 넘으면 구역, 구토가 있을 수 있다. 이 정도의 용량의 흡입은 사고가 난 원자력발전소 내부에서나 가능하다.

 

한 예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를 들 수 있다. 당시 근처에 있던 주민들은 이 폭발 사고로 대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면서 ‘급성 방사선증후군’이 생길 수 있었다. 초기 증상은 식욕감퇴, 구역, 피로, 설사, 두통 등인데, 약 1주일 동안은 이런 정도의 증상만 나타난다. 그 뒤에 방사선 노출량 정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뇌 등 중추신경계 장애, 위나 대장 등의 소화관 출혈, 골수 등 조혈기관의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생존하게 되면 6~8주에 걸쳐서 회복기에 들어갈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30년 뒤에 백혈병, 갑상선암, 유방암, 폐암, 피부암 등 각종 암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의 방사선량과 위험 수준의 방사선량은 어느 정도인가?

1회의 가슴 엑스레이 검사에서는 0.1 mSv, 가슴 CT 검사에서는 7 mSv의 방사선을 받는다. LD50(방사선에 노출됐을 때, 50%의 사람이 사망하게 되는 방사선량)은 4000~5000 mSv로 추정된다. 이것은 가슴 CT검사 때 받는 방사선량의 500배에 해당되는데 즉 가슴 CT를 1회 찍으면서 받는 방사선량의 500배에 달하는 방사선을 동일 시간 동안 한꺼번에 받게 되면 50퍼센트의 사람이 결국 사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방사선량의 단위

  • 선량당량 : 인체가 흡수하는 방사선량을 인체 조직별, 방사선 종류를 고려하여 가중치를 다르게 둔 것, 단위 mS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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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물질에 노출됐을 경우,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

방사성 물질은 몸에 축적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설이 되므로 저용량일 경우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다. 고용량의 방사성요오드는 갑상선에 축적될 수 있어 안정요오드를 사전에 먹으면 축적 정도를 90% 줄일 수 있다. 방사성 세슘의 경우 브라질에서 고용량 노출에 대해 프러시안블루를 복용하여 물질을 빠르게 배출시킨 예가 있다. 저용량의 방사성물질은 인체에 해가 거의 없어 치료를 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방사성 물질로부터 안전하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방사성물질은 원소의 종류에 따라 반감기가 있어 자연에서 저절로 사라진다. 예를 들면 후쿠시마 원자로에서 방출된 요오드-131은 8일이 지나면 반으로 줄어들어 2달이 지나면 거의 없어진다. 또한 체내에 들어오면 갑상선을 제외하고는 축적되지 않고, 하루에 약 3분의 2 정도가 빠져나간다.

 

또한 방사성물질은 물과 중성세제에 씻겨 나간다. 오염이 걱정이 되면 씻어서 섭취를 하면 된다. 현재의 환경 방사선 상태는 일상과 같으므로 특별히 주의할 점은 없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는 현재 전국에 100여개의 장소에서 방사선을 모니터링 하여 웹사이트에 공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방사선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http://iernet.kins.re.kr)

요오드화 칼륨, 먹어야 할까?

원전 폭발사고 시 세슘(Cs), 스트론튬(Sr) 등 방사능 물질과 함께 방사능 요오드(I-131)이 다량 배출되는데, 이 물질이 인체에 들어가면 에너지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에 농축된다. 갑상선에서 만드는 갑상선호르몬의 원료로써 요오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갑상선은 인체 조직에서 방사선에 가장 취약한 조직 중의 하나이다. 요오드(I-131) 피해를 줄이려면 비방사성(안정된 원소)의 요오드 화합물(요오드제)을 섭취해 방사능 요오드가 갑상선으로 흡수되는 것을 차단 내지 축소시켜야 한다. 요오드화칼륨이 바로 방사능 방호약제가 되는 것이다.

 

현재 권고되는 바에 따르면 신체 부위에 손상을 입을 정도의 강한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에서만 비방사성 요오드를 섭취하도록 하고 있다. 그보다 낮은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된 경우는 섭취할 필요가 없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방사성 물질 확산에 따른 위기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원자로 근처에서 생산된 시금치는 기준치 kg당 2,000 Bq을 20배 초과했다. 하지만 이정도 수준은 저선량에 해당하며, 다섯 살 미만의 소아가 1 kg 이상을 섭취하면 장기적으로 갑상선암이 발생할 확률이 증가될 수 있으나 청소년 및 어른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당시 동해안에서 측정된 방사성 제논의 최대 농도는 입방미터 당 0.878 Bq로 환경방사선보다 10,000배 적었을 뿐 아니라 불활성 기체로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다.

 

방사성요오드의 경우도 반경 100 km 밖으로는 퍼지기 어렵다. 방사성물질은 희석되고 결국 사라진다. 체르노빌 원자로 사고와 같이 다량의 방사성물질을 방출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현재의 수준에서는 위기라고 할 수 없다.

 

우리가 살면서 자연에서 받는 방사선량은 우리나라는 평균 3 mSv이다. 일본은 이보다 더 낮아서 2.4 mSv이다. 비록 극미량의 인공방사선이 더해졌어도 우리나라보다는 방사선량이 낮다. 이러한 자연방사선보다 수 백배 이상 낮은 인공방사능이 두려워 생선을 기피하고 육류를 섭취한다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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