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원 못지않은 넘버 투, 식이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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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연 못지 않은 뛰어난 연기력이나 독특한 개성을 갖춘 조연 연기자들이 신스틸러(scene stealer)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안의 다양한 영양소 중에도 이런 신스틸러 같은 존재가 있다. 식이섬유(dietary fiber)는 한때 인간의 소화효소로 분해되거나 흡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건강증진과는 관련성이 낮은 비 영양성분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식이섬유 섭취량이 낮은 경우 당뇨병, 대장암, 관상동맥심장질환, 비만 등 만성퇴행성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기능성 영양성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부터 넘버 원 못지 않은 넘버 투, 식이섬유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자.

약이 되는 영양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식이섬유는 인간의 소화효소에 의해 소화가 되지 않으므로 원래의 상태 그대로 대장으로 가는데, 이때 소화관을 따라 이동하는 과정에서 식이섬유의 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생리적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표1)

 

현재 건강에 이롭다고 알려져 있는 식이섬유의 가장 확실한 효과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다. 점성이 있는 수용성 식이섬유를 하루 평균 5~10g 증가시키면 혈관의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이 약 5% 낮아지며, 수용성 식이섬유를 더 증가시키면 그 효과가 더 커진다고 한다.

 

이 같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담즙과 결합하여 체외로 배출시키기 때문에 순환하는 담즙의 양이 감소하게 되고, 부족한 담즙을 생산하기 위해 콜레스테롤을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식이섬유는 관상동맥심장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고혈압과 C-반응성 단백(C-reactive protein, CRP) 수치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 외에도 식이섬유는 대장기능을 개선하며 식후 혈당조절 및 당뇨병 예방, 대장암 등 특정 암의 위험 감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고섬유소 식품은 동일한 중량의 다른 식품에 비해 열량이 낮으며, 식후 포만감은 증가시키고 배고픔은 감소시킨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섭취 열량이 제한되므로 체중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표1. 식이섬유의 종류>

종류

생물학적 기능

급원 식품

셀룰로오스

(불용성)

식물의 세포벽을 이루는 주 성분

밀기울, 사과 또는 배의 껍질

리그닌

(불용성)

셀룰로오스와 함께 나무 식물 종류의 조직에 들어있음

곡물, 감자류

헤미셀룰로오스

(불용성/수용성)

세포벽의 골격을 둘러싸고 그 사이에 접합체로 작용

밀기울, 전곡류

펙틴

(수용성)

식물의 세포벽과 세포 사이의 층을 이루는 물질로 그 사이에 물을 지니도록 함

바나나, 오렌지, 사과

검류

(수용성)

수분이 있을 때 젤리처럼 되는 줄기나 씨앗의 삼출물

귀리, 콩류

해조다당류

(수용성)

검류와 유사한 물을 지니는 특성을 갖는 점액질

씨앗, 해조류, 차전자

(참고: Cardiology in review vol.15, No.3,May/June, 2007)

 독이 되는 영양소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에 따르면 건강 유지와 질병 예방을 위한 1일 식이섬유 섭취 권장량은 성인남자 25g, 성인여자 20g이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경제 수준의 향상으로 동물성 식품의 섭취량이 증가하면서 동시에 상대적으로 곡류, 채소류 섭취량은 감소하였다. 이와 같은 식생활 변화는 식이섬유 섭취 부족을 초래하여, 1969 1 1일 평균 식이섬유 섭취량인 24.5g에 비해 2005년에는 1 1일 평균 섭취량이 19.8g(보건복지부의 식이섬유 섭취실태 평가)으로 권장량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007 17.7g(한국영양학회지)으로 섭취량이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여자

 유아

1~2 (세)

10

3~5

15

6~8(세)

20

15

9~11

20

15

12~14

25

20

15~18

25

20

19~29

25

20

30~49

25

20

50~64

25

20

65~74

25

20

75 이상

25

20

(출처: 한국영양학회 한국인 영양섭취기준, 2010)

 

식이섬유는 과량 섭취 시 가끔 설사•복부 팽만 등 위장관 부작용 증세가 관찰되기는 하지만 심각한 만성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영양소와 달리 상한섭취량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 식이섬유 섭취가 비타민•무기질•단백질•열량 영양소들의 흡수를 감소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지만, 보통 건강식사에 포함된 식이섬유 섭취 수준은 일반 성인에게 안전한 것으로 여겨진다. 단, 노약자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으로 장의 기능이 약화된 사람의 경우에는 특정 식이섬유의 다량 섭취로 인한 부작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식이섬유 함유 음료(식이섬유 2.5~6g/100ml)나 가루 형태의 보충제(식이섬유 2.5~6g/1포)를 이용할 때에는 위장관 기능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서서히 양을 늘리며, 특히 가루 형태의 제품은 부작용 예방을 위해 충분한 수분과 함께 섭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식이섬유 보충제를 이용하기 전에 다양한 식이섬유 급원 식품을 포함한 건강식사를 계획해 보는 것이 좋다.

음식을 통한 식이섬유 섭취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하여 우리나라에서도 만성질환의 발병률과 이환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심혈관 질환•당뇨병•비만 등의 예방 인자 중 하나로 주목 받고 있는 식이섬유의 섭취를 늘릴 필요가 있다.

 

식이섬유는 식품 급원에 따라 서로 다른 물리화학적 성질을 나타낼 수 있으며, 생리효과와 그 대사적 결과도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식이섬유가 건강에 미치는 유용성은 과일•채소•곡류 식품 등의 섬유성분과 함께 존재하는 파이토케미칼 성분의 생리효과와 구분이 어렵고 서로 복합적인 결과로서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식이섬유 섭취의 증가를 위해서는 식이섬유를 첨가한 정제식품, 가공식품이 아니라 아래와 같이 도정되지 않은 현미•보리•잡곡류 등을 주식으로 하며 콩류•채소 및 과일•해조류•감자류•버섯류 등 다양한 식이섬유를 함유한 자연식품을 골고루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표2)

 

식단

식이섬유 섭취량 (g)

현미밥 1공기 (1:1 혼합)

1.92

미역국

1.43

조기구이

시금치나물

2.24

느타리버섯볶음

1.16

김치

1.20

딸기 7알

2.33

(참고문헌 : 식이섬유 자료집(한국영양학회,2007))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방법

  • 아침을 거르지 말고 하루 세끼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
  • 흰밥 대신 콩, 보리, 현미 등을 섞은 잡곡밥을 섭취한다. 잡곡의 비율을 늘릴수록 더 많은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다.
  • 국, 김치 외에 채소 반찬을 2~3가지 이상 함께 먹는다. 고기 대신 두부를 통해 더 많은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으며 국, 김치를 먹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채소를 한 가지 더 먹는다.
  • 간식으로 가공식품이나 음료수 대신 생과일/감자/고구마를 먹는다. 채소 섭취량이 부족한 경우, 감자/고구마/과일을 통해 식이섬유를 보충할 수 있다. (단 감자/고구마/과일은 채소보다 열량이 높으므로 양 조절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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