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를 위한 이유식, 똑똑하게 시작하기

 

 

35_우리-아이를-위한-이유식-똑똑하게-시작하기모유나 분유만 먹던 아기들에게 이유식은 “성장”을 위한 초석이다. 단계적으로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음식의 맛과 질감을 익히고, 수저로 식사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모유나 분유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영양소들을 이유식을 통해 공급받는다.

 

아이에게 최고의 이유식을 해주고 싶은 엄마, 아빠에게 이유식 선택이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나 영유아기는 어제, 오늘이 다르게 급속도로 성장하기 때문에 영양공급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언제부터 어떤 이유식을 시작해야 하는지, 조리는 어떻게 하고, 이유식은 얼마나 줘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열심히 정성 들여 이유식을 준비했는데 아이가 먹지 않고 뱉거나, 먹고 나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때, 아이의 체중이 정상적으로 늘지 않을 때 당황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게 된다.

 

하지만 이유식을 함에 있어서 100% 옳은 방법이란 없다. 아이들마다 발달의 정도가 다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능력에 차이가 있으며, 건강상태도 다르기 때문이다. 내 아이에게 맞게 내 아이만의 이유식을 진행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를 위한 웰빙 식사,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유식, 왜 필요할까?

이유식을 해야 할 가장 큰 이유는 영양적인 측면에 있다. 아기가 태어날 때 엄마 몸으로부터 공급받았던 철분과 칼슘과 같은 무기질은 대부분 생후 6개월 무렵부터 부족해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식품을 통해 무기질과 비타민을 섭취하지 않으면 철 결핍성 빈혈, 비타민 D 부족으로 인한 구루병(rickets) 등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모유 수유가 강조되어 모유를 열심히 먹이고 이유식 진행이 늦어지면서 생후 6개월 이후 아이들이 빈혈과 구루병으로 병원을 찾고 있고, 이유식 진행을 통해 부족한 영양소를 공급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영양공급 외 중요한 이유식의 목적은 고형식을 먹기 위한 연습을 하는 것이다. 즉, 젖꼭지에서 숟가락으로, 빨기에서 씹기로, 액체에서 단단한 고형음식으로 서서히 옮겨가기 위한 훈련이다. 간혹 이유식을 갈아서 젖병에 넣어 젖꼭지로 먹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섭식 훈련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또, 이유식은 모두 갈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가 갈은 음식을 싫어할 때는 다져서 푹 익혀 제공하면 잘 먹는 경우가 있다. 이유식은 꼭 갈아서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질감으로 숟가락을 이용하여 섭식 훈련을 시킨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 이유식은 언제부터?

이유식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 일단 아이의 아빠, 엄마는 마음이 조급해진다. 생각만큼 아이가 잘 먹지 못하거나, 아이가 제대로 크지 않는 같다는 생각을 하며 조바심을 느낀다. 그러나 아기의 구강이나 소화기관, 생리적 기능은 아빠, 엄마의 조급한 마음을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WHO(세계보건기구)나 UNICEFF에서는 출생 시 체중의 2배인 6~7kg가 되는 생후 4~6개월에 이유식을 시작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발육이 빠르고 체중증가가 잘 일어나 생후 4개월 이전에도 6~7kg에 도달하는 경우가 있다. 생후 4개월 전에는 섭식 발달 면에서 뿌리반사(rooting reflux), 혀 내밀기 반사(tongue extrusion reflux)가 남아있어 숟가락 식사가 안되고 젖꼭지로만 수유가 가능한 시기이다. 따라서 체중만을 기준으로 이유식 시작시기를 정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뿌리반사, 혀 내밀기 반사가 소실되고, 손을 펼 수 있고 양손을 모아 물건을 잡고 손에 있는 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등 아이의 발달을 함께 고려하여 이유식을 시작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정상 발달을 보인다면, 생후 6개월을 채우고 나서 이유식을 시작하여도 무방하며, 통상 생후 4~6개월을 이유식 준비기간으로 보고, 6개월부터 본격적인 이유식 시작시기로 보면 되겠다.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거나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다면 생후 6개월 전에는 이유식을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는 것이 좋고,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필요하다.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에는 이유식 시작과 함께 모유수유를 병행하는 것이 아이의 장 면역 발달과 알레르기 방지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식을 아이의 발달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빠르게 시작하는 경우에는 아이의 소화 기능 미숙에 따른 설사, 구토 등의 위장장애 및 식품 알레르기나 과민증이 생길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반대로 이유식을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경우에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 결핍에 따른 빈혈, 구루병, 성장부전이 생길 수 있으며, 모유나 분유 이외의 새로운 음식에 적응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게 되고, 이는 편식의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의 체크리스트를 참조하여 내 아이의 이유식 시작 가능 여부를 알아보자.

 

< 이유식 시작을 위한 체크리스트 >

“예”라고 대답하는 경우 다음 번호로 넘어갑니다.

1. 알레르기 가족력이 없습니까?

예 / 아니오

2. 생후 4개월이 지났으며, 체중은 6kg 이상입니까?

예 / 아니오

3. 주변에 있는 물건을 잡으려 하고, 잡은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려 합니까?

예 / 아니오

4. 숟가락으로 음식을 줬을 때 뱉지 않고, 혀 놀림을 통해 음식을 뒤로 넘길 수 있습니까?

예/아니오

5. 음식을 소량 섭취 후 두드러기나 설사의 증상은 없습니까?

예 / 아니오

 

이유식으로는 어떤 음식이 좋을까?

보통 준비기나 초기 이유식으로는 곡류를 먼저 주고, 이후 채소, 과일, 육류, 어류, 난류, 치즈나 요구르트의 순서로 이유식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식품 종류라 하더라도 식품 알레르기 유발의 위험이 큰 음식은 돌 이후에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 식품 알레르기 예방을 위한 이유식 식품 선택 >

식품군

생후 12개월 이전에 섭취 가능한 식품

생후 12개월 이후에 섭취하면 좋은 식품

곡류

맵쌀, 찹쌀

현미,메밀 등의 잡곡

채소류

애호박, 배추, 가지, 시금치, 당근, 무, 오이, 양배추 등

도라지, 미나리, 콩나물 등

과일류

사과, 바나나, 배, 자두, 포도 등

토마토, 딸기, 키위 등

어육류

살코기, 달걀 노른자,

흰살 생선(가자미, 갈치, 대구, 동태 등)

달걀 흰자

등푸른 생선(고등어, 삼치, 꽁치 등)

 

이유식의 적당량과 횟수는?

모유나 분유를 섭취하면서 키와 체중증가가 순조로웠는데 이유식을 진행하면서 체중증가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이유식 섭취량을 급격하게 늘리고 모유나 분유 섭취량을 급격하게 줄이면서 충분한 영양소 공급이 안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준비기 이유식 때 쌀 미음을 잘 먹는다고 한번에 200ml씩 주었다고 하면, 아이는 배가 불러 모유나 분유는 못 먹게 된다. 이때 쌀 미음 200ml의 영양가가 모유나 분유 200ml의 영양가를 따라갈 수 있을까? 쌀 미음은 대부분 수분으로 모유나 분유의 영양가를 따라가지 못한다. 따라서 준비기와 초기 이유식 때는 급격하게 모유나 분유 섭취량을 감소시키지 않아야 성장부전의 위험 없이 이유식 이행이 순조롭게 된다.

 

생후 4~5개월인 초기 이유식 시기에는 모유나 분유를 하루 800~900ml 수유하고, 이유식을 하루 1~2회로 하루 섭취량의 10~20%를 이유식으로 시작한다. 점차 이유식을 증가시키면서 증가된 이유식 양에 따라 모유나 분유 섭취량을 줄인다. 생후 9~12개월의 후기 이유식 시기에는 모유나 분유를 하루 500~600ml 수유하고, 이유식을 하루 3~4회 섭취하면서 하루 섭취량의 70~80%를 이유식으로 섭취하도록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유식과 모유/분유 수유는 모두 합해 하루 총 6~7회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다. 간혹 너무 잦은 수유, 이유식 섭취로 1회 섭취량 증량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30분이나 1시간 간격으로 너무 자주 섭취하도록 하면 아이는 공복감과 포만감을 경험하지 못하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입이 짧은 아이”로 자라게 된다. 이유식과 수유 간격은 2~3시간의 간격을 두고 충분한 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 바른 식습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 

이유식에 대한 몇 가지 오해들

 

“이유식을 만들 때 브로콜리, 당근, 시금치, 비트, 파프리카, 단호박, 양배추, 표고버섯을 기본으로 꼭 넣고요……”

여러 가지 식품에 아이가 잘 적응하는지 살피는 초기이유식 시기를 지나 본격적으로 이유식 섭취량이 증가할 때는 <쌀 + 어육류 1가지 + 채소 2가지>의 구성으로 이유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이때, ‘채소가 몸에 좋다’는 생각으로 한 번에 여러 가지 채소를 섞거나 쌀과 어육류 식품에 비해 채소의 양이 훨씬 많은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성인은 매 끼니 김치 외 2~3가지 이상의 채소를 골고루, 가급적 많이 섭취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성인의 웰빙 식단을 아기에게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너무 여러 종류의 음식이 섞여 있으면 아이가 식품 고유의 맛을 느끼기 힘들며, 채소에 함유된 섬유소의 섭취가 과도해지면 아직 미숙한 아기의 소화기관에 부담이 되고 영양소의 흡수를 저해할 수 있다.

 

 

“아기가 치아가 나지 않아서 씹을 수가 없으니까, 고기를 오랫동안 끓여낸 육수로 이유식을 만들어요.”

아기에게 고기는 꼭 먹이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고기’가 아니라 ‘고기국물’만 섭취하고 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고기를 우려낸 국물은 고기에 함유되어 있는 지방이나 무기질 등이 녹아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고기를 섭취하는 중요한 이유인 단백질 및 철분 등을 섭취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아직 씹을 수 없는 아기에게는 고기를 갈거나 곱게 다져서 ‘고기’를 섭취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이때 고기 대신 생선, 계란, 두부 등 다른 종류의 단백질 반찬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

 

 

“요즘 뉴스에 고지혈증 관련 기사가 많아서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기름은 가능한 한 쓰지 않으려고 해요.”

영유아기에 섭취하는 모유나 분유는 지방 함량이 40~50%인 고지방 식품이다. 지방은 두뇌 및 전반적인 신체 성장과 지용성비타민의 흡수에 필수적인 영양소이고 적은 양으로도 많은 열량을 공급받을 수 있다. 따라서 급격한 성장이 이뤄지는 영유아기에 지방 섭취가 충분하지 않다면 아이의 성장이 지연될 수 있다.

 

이유식을 시작하고 점차 수유량이 줄면서 아이의 식사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도 감소하게 되고, 성인이 되었을 때는 지방 권장섭취 비율이 20~25%로 줄어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지방은 비만이나 고지혈증, 암 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아이에게 별도의 지방을 공급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유식이나 유아기의 식사에도 기름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삶기, 찌기, 구이 등의 조리법만 사용하는 부모님들을 보게 된다.

 

하지만 아이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해서 하루 1~2회는 지방을 사용한 요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월령에 비하여 체중증가가 더디거나 모유 또는 분유 수유량이 적은 아이는 식사를 통해 지방 섭취를 늘려야 한다.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식물성 기름(콩기름, 올리브유, 참기름 등)은 어떤 종류든 가능하다. 아기의 위장관 기능이 아직은 미숙하므로 튀김 요리는 소화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볶음, 지짐 등의 조리법을 사용하면 아이가 충분하게 섭취하지 못 하는 열량을 보충할 수 있으며, 적절한 지방 섭취는 아이의 적절한 성장 및 발달에 도움을 준다.

 

이유식,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아이에게 맞게 진행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어른과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건강식을 그대로 아이에게 줄 수 없다. 그저 아이의 성장, 발달을 관찰하며 이유식을 진행하고, 혹 아이가 엄마, 아빠의 기대를 따라오지 못하더라도 아이를 기다려주는 것. 이러한 태도가 성공적인 이유식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리 아이만 이유식이 힘든 것일까? 모든 부모들이 겪는 고민이며, 아이들이 한글을 배우려면 학습이 필요하듯이 숟가락으로 먹는 것, 씹는 것도 학습을 시킨다는 생각으로 인내심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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