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고교생 이후 하루 반 갑 이상을 피우는 중증 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최대 5.7배까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황준현·박순우 교수팀은 고교생 743명의 흡연 시작연령을 초등학생 이하, 중학교 1학년, 2학년, 3학년, 고등학생 등의 5가지 범주로 나눠 현재의 흡연량과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초등학생 때 담배를 피운 학생들은 하루 반 갑 이상의 중증 흡연자가 될 확률이 5.7배 높았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흡연량 및 빈도에 따라 상습적 흡연자(최근 한 달간 20일 이상 흡연), 규칙적 흡연자(최근 한 달간 매일 흡연), 중증 흡연자(하루 반갑 이상 흡연)로 나눠 흡연 시작 연령을 조사했다. 이 결과 흡연 시작 나이가 어릴수록 현재 흡연 청소년의 흡연량 및 빈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고등학생이 됐을 때 중증 흡연자가 될 가능성은 중학교 3학년 2.6배, 중학교 2학년 3.1배, 중학교 1학년 5.1배, 초등학생 5.7배로 각각 분석됐다. 또 상습적 흡연자가 될 가능성도 각각 2.2배, 3배, 3.4배, 3.9배 등으로 조기 흡연과의 높은 상관성이 관찰됐다. 규칙적 흡연자도 1.7배, 2배. 2.8배, 3.2배로 마찬가지 양상이었다.
연구팀은 늦어도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 이전부터 흡연예방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황준현 교수는 “흡연시작 연령이 어릴수록 청소년 시기에 이미 흡연량과 빈도가 증가함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라며 “절반 이상의 청소년이 중2 이전에 흡연을 시작하고,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사춘기 스트레스 등으로 건강행태가 악화될 수 있는 만큼 흡연예방프로그램을 보다 일찍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대한예방의학회지 9월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