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까, 달릴까…내 몸에 맞는 운동은?

건강상태 등 고려해 택해야

가을은 운동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계절이다. 수많은 운동 중에서도 걷기와 달리기는 특별한 운동 장비나 시설, 경제적인 투자 없이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으로 꼽힌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근육이 강화되며 질병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다.

하지만 무턱대고 걷거나 달리면 건강은커녕 자칫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우선 걷기와 달리기 중 내 몸에 맞는 걸 선택하는 게 먼저다. 걷기나 달리기는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여러 면에서 다른 운동이다.

우선 운동 효과가 다르다. 같은 시간 동안 운동을 하는 경우, 걷는 것보다 가볍게 뛰는 게 1.5배~2배 정도 효과가 크다. 몸무게 80kg의 성인이면 보통 30분 걷기로는 160칼로리, 달리기로는 320칼로리를 소모한다.

비교적 느린 속도로 달리더라도 지방연소 효과가 뛰어나 달리기가 비만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빨리 달리면 폐활량이 늘고 심폐기능을 자극하는 효과가 걷기보다 매우 뛰어나다. 자연히 근육량이 늘고 뼈의 양이 증가한다.

반면 걷기는 안전한 것이 장점이다. 심장에 지나친 부담을 주지 않고, 달리기나 다른 스포츠에서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무릎, 발목 등의 부상 위험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건강한 사람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자나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인 운동으로 꼽힌다.

또 오랜 기간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하면 건강 효과가 뛰어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팀이 달리기를 하는 사람 3만 3000명과 걷기를 하는 사람 1만 6000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달리기보다 걷기가 좀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와 달리기가 효과적인 운동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잘 맞는 건 아니다. 걷기와 달리기 중에서 자신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알맞은 운동을 선택해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달리기는 걷기에 비해 강도가 높아 단위 시간당 소모 칼로리는 배 가까이 되지만 그만큼 쉽게 지칠 수 있다. 달리기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적절하게 운동 강도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달리기는 양쪽 발이 지면에서 떠 있는 시간이 있으므로 착지할 때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관절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장이 약한 사람도 달리기는 하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중장년은 심장을 비롯한 순환계에 부담을 느낄 수 있으므로 전문의를 찾아 몸 상태를 먼저 체크한 다음 달리기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나 노약자는 걷기 운동을 하는 게 낫다. 걷기는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치료하며 두뇌 회전을 빠르게,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걷기는 임산부나 비만자, 당뇨병 환자, 골다공증 환자 등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시속 6~7km 속도로 1시간 30분 정도 걷는 게 좋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박정범 원장은 “걷기나 달리기 중 내 몸에 맞는 운동을 바른 자세로 하는 게 중요하다”며 “걷거나 달리기 전에 스트레칭을 해서 몸을 충분히 풀어 유연하게 만든 뒤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여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