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심혈관질환 동반될 위험 높으면 약물치료 병용
현대인의 잘못된 생활습관이 만들어낸 대사증후군이 최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대사증후군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는 소위 ‘역병’과도 같은 수준으로 발병률이 무섭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의 3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사증후군에 대한 심각성이 전 세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내과학회(WCIM) 제32차 연례학술대회에서는 “Dietary and behavioral change and metabolic syndrome”라는 주제로 대사증후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환의 위험성을 알리고 효과적인 치료전략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근본적인 원인은 인슐린 저항성
대사증후군의 원인에는 복부비만, 운동, 과음·과식,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등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대한 몸의 반응이 감소해 근육 및 지방세포가 포도당을 잘 섭취하지 못하게 되고, 이를 극복하고자 더욱 많은 인슐린이 분비돼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 중 하나가 대사증후군이라는 것이다.
복부비만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위험요인 중 하나로 허리둘레가 줄어들면 내장 지방이 감소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좋아져 대사증후군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라도 체중관리가 중요하다.
소아 대사증후군도 성인만큼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데, 최근 10년 사이 발병률이 미국을 앞섰다.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내분비내과)가 미국 테네시대학 Liguori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를 보면 미국은 2003~2006년동안 소아 대사증후군 비율이 6.5%로 7.3%인 1994~1998년보다 11% 감소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7년 질환 발병률이 10년 전(4%)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7.8%였다.
임수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대사 증후군은 공종보건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예방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소아청소년기에 동반된 대사증후군은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발병위험도가 높아지고, 치명적인 합병증을 동반해 장기치료에 따른 전체 의료비용이 증가해 조기진단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생활습관 개선은 가장 기본! 약물치료로 지질조절도 필요
이처럼 성인 및 소아 대사증후군의 경우 진단을 통해 체계적인 관리가 진행돼야 한다. 진단 기준에는 △수축기 혈압이 130 mm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85mmHg 이상인 경우 또는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경우 △공복혈당이 100mg/dL 이상인 경우와 당뇨 약을 복용하는 경우 △복부둘레 남자 90cm 이상, 여자 85cm 이상인 경우 △중성지방이 150mg/dL 이상인 경우 △HDL 콜레스테롤 남자 40mg/dL 미만, 여자 50mg/dL 미만 등이 있다. 이 가운데 3가지 이상을 동반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소아 대사증후군은 성인보다 조기진단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빠른시일내에 진단이 내려질 수록 치료효과도 그만큼 높일 수 있다는 논리지만, 아직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진단 기준은 없다.
현재로썬 미국 국립콜레스테롤교육프로그램 성인패널(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Adults Treatment Panel III, NCEP ATP-III)과 국제당뇨연맹(IDF)이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먼저 NCEP ATP-III의 가이드라인은 △복부비만 연령 및 성별 표준치의 90백분위수 이상 △중성지방 110mg/dL 이상 △HDL 콜레스테롤 40mg/dL 미만 △혈압 연령, 성별, 신장에 따른 표준치 90백분위수 이상 △혈당; 110mg/dL 등에서 3가지 이상의 기준을 만족시킬때 소아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IDF은 연령에 따른 세분화된 진단기준을 제시했다. 먼저 6~10세미만의 경우 복부비만(허리둘레)을 연령 및 성별 표준치 90백분위수 이상일때 대사증후군 판정을 내린다.
반면 10~16세에서는 △복부비만연령 및 성별 표준치 90백분위수 이상 △중성지방 150mg/dL 이상 △HDL 콜레스테롤 40mg/dL 미만 △혈압 수축지 13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85 mmHg 이상 △혈당 100mg/dL 또는 기존 제2형당뇨병 등이 동반된 경우 대사증후군 진단을 내릴 것을 권고했다.
16세 이상의 소아청소년의 경우에는 성인과 동일한 진단기준을 적용한다. 세부적으로는 △복부비만 (허리둘레) 남자는 94cm이상 여자는 80cm이상 또는 인종에 합당한 기준치 적용 △중성지방 150mg/dL이상 또는 치료제 복용 △HDL 콜레스테롤 남자는 40mg/dL 미만, 여자는 50mg/dL 미만 또는 치료제 복용 혈압 수축기 130mmHg 초과인 경우 △이완기 85mmHg 초과 또는 치료제 복용 혈당이 100mg/dL 또는 제 2형당뇨병을 동반한 경우로 명시돼 있다.
대사증후군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아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을 통해 지질 조절에 신경 써야한다. 즉 균형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관리를 기본으로 금연, 절주 등으로 질환을 치료하고 관련된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생활습관 개선외에도,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을 동반하거나 그 위험도가 높으면 약물치료를 병용해야 한다.세부적으로는 TZD(Thiazolidinedione)계열 약물, 스타틴, GLP-1 유사체, SGLT-2 억제제 등을 사용해 합병증이 효과적으로 예방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대사증후군의 위험요인 중 하나인 복부비만을 줄이기 위해 시행되는 지방흡입술은 질환 발병위험도를 줄이는데 큰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많은 양의 지방을 제거한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피하지방을 없애기 때문에 단순히 살을 빼는 것으로는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크게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임수 교수는 “몇몇 연구를 통해 지방흡입술 후에도 인슐린 기능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이요법 병행을 통해 대사증후군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는 내장지방을 줄이는데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미라 기자 mr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