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고홍섭 교수가 구강작열감 증상을 겪는 여성 환자에게 진단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서울대 치과병원 제공
ㆍ점막 자극·이물감에 큰 고통
ㆍ만성 질환·스트레스가 원인
ㆍ건조증엔 타액 분비 촉진제
혀, 입천장의 앞쪽, 입술 등이 화끈거리고, 쓰리거나 따끔거리는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때로는 입안이 마르거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복합적 증상을 겪기도 한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이 의심되는 경우이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입안의 이물감과 하루 종일 이어지는 통증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으며 심할 경우에는 음식물을 먹는 것이 힘들어 기운이 빠지기도 하고 수면장애가 심해지거나 우울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서울대 치과병원 진료통계를 보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1만5727명의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2004년 29명에서 2013년 3026명으로 환자가 급증했다. 여자가 1만3116명으로 남자(2611명)의 5배나 됐다. 80%가 50·60·70대 환자였다.
서울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고홍섭 교수는 “50세 이상의 폐경기 여성 10명 중 1~2명이 경험할 정도”라며 “고령 인구 및 만성질환자·약물복용자 증가로 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①구강 캔디다증(진균감염) ②비타민 B12 결핍증 ③철 결핍성 빈혈증 ④당뇨병 증상.
고 교수에 따르면 혀나 구강점막에 가해지는 만성적인 자극이나 구강건조증, 빈혈·당뇨·비타민 부족 등 만성질환을 앓거나 수면장애 및 불안, 우울증 등이 감각신경계의 기능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주요 원인이다.
격심한 스트레스, 우울증 등 심리적 요인도 입안 통증을 느끼게 하는 요인이다. 원인이 되는 정신과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특히 폐경기를 거치면서 불안·초조감이나 우울증을 경험하는 등 심리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 여성들은 구강작열감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또 구강암과 같은 암 질환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혈당 조절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빈혈인 줄 미처 몰랐던 환자들은 당뇨와 빈혈을 치료하면 입안 통증이 많이 줄어든다.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구강작열감이 더 심해진다. 이럴 때는 인공타액을 사용하거나 타액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침이 부족하면 입안에 곰팡이가 많이 자라서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때는 균에 의한 감염이 대부분이므로 향진균제를 쓴다.
구강건조감이 뚜렷할 경우 입안에 물기를 충분하게 공급해야 한다. 수분이 많은 음식이나 채소 섭취, 무설탕 껌을 조금 씹는 것이 좋다. 침을 의도적으로라도 짜내어 타액의 부족을 줄인다. 매운 음식이나 너무 뜨거운 음식은 피해야 한다. 혀에 불편감이 있을 때 혀를 치아에 자꾸 대보거나 문질러 보는 것도 삼가야 한다. 심리적인 영향이 큰 경우에는 전문의 진단을 받고 불안감이나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고 교수는 “조기에 발견해 원인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잘 관리하면 증상이 많이 완화되는 만큼 제때 치과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