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 대장암의 주원인… 포만감 들면 그만 먹어야

한국인 대장암 예방 수칙 발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첫 대장암 예방수칙이 나왔다. 첫번째 수칙은 ‘과식금지’이다. 단서조항으로 적절한 체중 유지가 중요하다고 명시했다. 다시 말해 과식으로 이어진 비만이 대장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것. 이번 예방수칙은 대한암예방학회가 지금까지 나온 대장암 원인에 대한 연구결과를 총정리한 것이다.

과식은 어떻게 대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과식은 신체활동에 필요한 음식물을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섭취한 상태다. 우리 몸은 평소보다 많이 들어온 음식물을 처리하기 위해 위산 분비에 집중하다보니, 장에서 소화흡수율은 떨어진다. 결국 몸속에 흡수되지 못하고 남는물질이 증가한다. 특히 대장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물질은 ‘당(糖)’과 ‘지방’ 찌꺼기이다. 당과 지방 찌꺼기들은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돼 여러 작용을 일으키는데 그 과정에서 대장암을 유발한다.

대한암예방학회 김나영 회장(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과식이 지속되면 장내 세균군이 변화한다”며 “이런 변화는 당과 지방 찌꺼기 분해에도 영향을 미쳐, 과하게 분비된 대사산물이 세포 독성 물질로 작용해 만성염증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만성염증은 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대장암을 유발한다. 최근 과식이 대장암을 유발한다는 연구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미국암연구협회는 비만과 복부 비만이 술과 붉은 고기 섭취 못지 않게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2010년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팀도 복부 비만이 있으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장선종 발생위험이 1.5배 높아진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포만감을 느꼈을 때 숟가락을 내려놓는 식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소화기내과 오정환 교수는 “포만감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한 숟가락을 더 먹는 순간부터 과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br.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