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찾아온 ‘당뇨발’… 당뇨환자 작은상처도 주의해야

발감각 무뎌져 자각 쉽지 않아, 증상 심하면 발목 절단해야 할 수도

#10년 전부터 당뇨를 앓아오고 있는 김 모씨(60대·남)는 지난 가을 등산을 다녀 온 이후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등산에서 무리를 해서 그랬으려니 생각하고 통증도 없기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지내던 어느 날 양말을 벗어보니 고름이 묻어 있었고 엄지발가락에 깊게 팬 상처가 발견됐다. 그제서야 병원을 찾은 김 씨는 발을 전달해야 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당뇨발, 발감각 마비로 상처 생겨도 몰라

당뇨발(당뇨족, 당뇨성창상,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당뇨병 환자들이 대표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당뇨 합병증으로, 우리나라에서 한 해 10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이로 인해 발을 절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환자에게 이러한 합병증이 나타나는 주된 이유는 혈액순환장애와 혈관 속 높은 당 수치가 신경세포를 죽여 감각을 무뎌지게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발에 감각이상 정도를 느끼지만 차차 감각이 마비돼 상처가 생겨도 모른 채 방치하게 되고 이것이 염증으로 발전해 괴사되고 심해지면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뇨발로 인한 절단의 50%는 올바른 생활습관에 의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야외활동 늘어나는 봄, 발관리 각별히 신경 써야

당뇨발 환자들은 실내에서도 양말이나 실내화를 착용해 발이 외부자극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해 발에 상처가 생기고 마찰이 가해질 확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날이 점차 따뜻해지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외부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기 마련. 특히 더운 여름으로 갈수록 세균활동은 더욱 왕성해져 작은 염증도 쉽게 심해지고, 무좀이나 피부질환 등이 쉽게 악화돼 당뇨발이 시작되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일단 상처가 생기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상처의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당뇨발이 시작되지 않도록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한다.

발 청결하게 관리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예방해야

당뇨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을 자주 씻어야 한다. 특히 발의 감각이 떨어져있기 때문에 씻는 물의 온도를 손으로 직접 확인해 화상을 입지 않게 해야하며 발을 씻은 후에는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물을 충분히 말려야한다.

상처나 물집이 잡힌 곳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발가락과 뒤꿈치 부분이 막힌 편안한 신발을 신고, 상처가 있는 곳은 신발에 구멍을 뚫어 상처에 자극이 가지 않게 해야한다. 특히 덥다고 실내에서도 맨발로 생활하는 것은 금물이다.

꾸준한 운동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가벼운 걷기나 요즘 유행하는 자전거 타기 등을 권고한다. 이러한 운동은 하지근육을 발달시켜 혈액순환에 도움을 줘 당뇨발 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

단, 당뇨병환자는 발감각이 무뎌져 있어 발에 하중이 가해지면 상처나 물집이 생기기 쉬워 등산이나 달리기 등 발에 과도한 자극을 주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영이나 서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등 발 주위에 마찰을 주지 않는 운동이 좋다.

세포이식 치료로 절단 막을 수 있어

일단, 당뇨병환자가 발에 상처가 나거나 물집이 잡혔다면 즉시 치료받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는 혈액순환불량이나 피부의 재생능력이 부족해 상처가 쉽게 치료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상처 부위에 피부재생능력이 뛰어난 세포 등을 이식해 상처를 아물게 하는 세포이식 치료법, 고압산소치료, 적외선치료법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상처치유를 촉진시키는 인공피부나 드레싱재료들도 당뇨발 치료를 위해 다수 사용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한승규 교수는 “많은 당뇨발 환자분들이 단순한 상처라고 생각해 방치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가지 좋은 치료법을 통해 절단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될 때 빨리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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