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 건조증, 잦은 인공눈물 사용 자제를… 경미 판단되면 1일 4회 적당

춥고 건조한 겨울철 피부만 퍽퍽해지는 것이 아니다. 항상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눈도 뻑뻑해짐을 느끼게 된다. 이는 겨울철 눈의 불청객으로, 눈이 건조해지는 안구건조증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과도하게 증발돼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눈의 자극감, 이물감, 건조감 등의 증상을 느끼는 질환이다.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해서는 수시로 인공눈물을 점안해 눈에 수분을 보충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인공눈물을 너무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안구건조증에 안 좋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김동현 가천대길병원 안과 교수는 “안구건조증은 각막상피세포와 연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표적 인공눈물제제 성분인 무보존제 히알루론산나트륨에는 각막상피세포가 장기 노출됐을 경우 각막상피세포의 대사 기능이 저하됐다. 따라서 히알루론산나트륨 인공눈물이라 하더라도 장기간 사용할 경우 각막상피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미한 안구건조증일 경우에는 하루 4회 정도 점안하고, 심한 안구건조증의 경우 훨씬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이 인공눈물의 적절한 사용법이다. 만약 인공눈물을 너무 자주 사용해야할 정도로 안구건조증이 심하다면, 안과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아 의사 처방에 따라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렇다면 약국에서 파는 제품과 병원에서 처방받아 구입하는 것과 차이가 있을까?

김동현 교수는 보존제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약국에서 파는 인공눈물 제품에는 보존제가 들어간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인공눈물을 자주 점안하면 보존제에 의한 독성 각막염 또는 독성 결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무보존제 인공눈물이라 하더라도 성분이 제각각이므로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따라서 안구 표면에 대해 검진을 받은 후 개인 상태에 맞는 적절한 인공눈물제제를 처방받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공눈물은 안구건조증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지, 완벽한 치료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김 교수는 인공눈물이 최선책이냐는 질문에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14년 대한안과학회가 발표한 한국형 건성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은 질환 정도에 따라 크게 4단계로 나뉘며 이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다. 인공눈물은 안구건조증이 심하지 않은 1, 2단계의 주된 치료 방법이다. 건성안이 심하다면 스테로이드나 싸이클로스포린 같은 항염증제제나 자가혈청, 더 나아가 눈물점 폐쇄나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콘택트렌즈나 과도한 눈 화장, 매연, 꽃가루, 난방기구로 인한 실내 건조 등은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이 잦아졌는데, 이러한 기기사용은 눈깜빡임 횟수가 평소보다 줄어들어 안구건조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김 교수는 ”중간마다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하며, 실내에서는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멀리하고 가습기를 틀어놓는 등 환경을 건조하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고등어, 연어 등 등푸른 생선과 호두 등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예슬 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