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안 먹는데 살찐다고요? 음료 점검해봐요

[한겨레] 새해 건강, 세가지만 챙기자 ③다이어트

한겨레 자료사진
뱃살은 특히 여성의 경우 나이와 비례한다. 젊을 때보다 더 먹는 것 같지도 않은데, 나이가 들면 비만해진다.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여성의 경우 20대는 비만율이 15%지만 60대는 36.6%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성인 남성의 경우 30~50대가 40%대 초반으로 5명 가운데 2명에 해당된다. 문제는 비만율이 높은 나이대에서 스스로 이를 인식하는 비율이나 몸무게를 줄이려는 시도를 하는 비율이 낮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비만을 질병으로 보고 있다. 비만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불러오는 출입구가 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는 마라톤과 같아서 쉽지는 않다. 여섯달 이상 길게 할 수 있는 다이어트 요령을 알아본다.

성인 여성, 나이들수록 비만율 늘어
30~50대 남성 5명 가운데 2명은 비만
사과·우유 한개라도 간단한 아침을
당은 열량 못지않은 비만의 원인
과일주스·유색 우유 대신 물 마셔야

체질량지수 25 이상이면 다이어트 필요

대한비만학회가 내놓은 비만 기준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이다.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 체질량지수인데, 18.5~23 미만이면 정상 범위로 본다. 23~24.9면 과체중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170㎝에 75㎏이면 체질량지수가 25.9(75/1.7×1.7)로 나와 비만에 해당한다.

비만으로 판정받아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면 대부분 섭취한 열량에 집착해, 무조건 저녁 굶기, 간식 모조리 끊기 등 금방 실패하기 어려운 방법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저녁 6시 이후에 절대 먹지 않기’를 결심했다 치자. 하지만 밤 10시면 어김없이 나오는 라면과 치킨, 맥주 광고에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가 된다.

개인마다 생활환경과 식사습관이 달라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방법을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식사 횟수, 식사 시간, 간식의 종류, 한번에 먹는 식사량과 간식량 등 따져볼 것이 많다. 우선 두가지 실천 방법을 제안한다.

간단해도 좋다, 아침을 먹자

평생 습관이 돼 아침식사를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괜찮을 수 있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공복감 때문에 과자나 초콜릿, 믹스커피, 유색 우유 등을 먹고, 점심때도 폭식을 하게 되는 경우는 다르다. 아침식사를 건너뛰고 점심식사를 하게 되면 우리 몸은 그 전날 저녁부터 무려 16시간가량을 굶게 된다. 이처럼 긴 시간 굶게 되면 우리 몸은 지방 축적을 위한 상태로 바뀐다. 아침을 건너뛴 뒤 점심식사를 하면서 흡수된 에너지는 활동하는 데 쓰기보다 몸속 지방과 핏속 중성지방을 늘리는 데 쓰인다. 결국 비만과 고지혈증 등을 일으킨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즘, 아침을 챙겨 먹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꼭 밥, 국, 반찬으로 된 식단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영양소에 주안점을 두면 된다. 우선 쉽게 먹을 수 있는 과일과 견과류, 유제품을 권장한다. 바나나 2개에, 아몬드 한 줌, 떠먹는 요구르트 정도면 충분하다. 또 사과 1개, 저지방 흰우유 1개, 호두 한 줌도 좋다. 밤늦게 귀가하더라도 웬만한 편의점에서 다 구매할 수 있다.

한 대학에서 지난해 6월 학생들이 아침식사를 할 수 있도록 1천원짜리 식단을 내놨다.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아침을 챙겨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당분이 있는 음료는 금물

평소 식사량은 많지 않은데 계속 몸무게가 늘어나면 마시고 있는 음료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혹시 딸기우유, 바나나우유 등 유색 우유나 과일잼·시럽이 들어간 요구르트, 믹스커피,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 과일주스를 마시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당류를 가장 많이 섭취하게 하는 가공식품은 빵과 과자도 사탕도 아닌 음료류였다. 6~29살에서는 탄산음료류, 30살 이상은 커피로부터 당류를 가장 많이 섭취했다. 예를 들어 310㎖의 요구르트는 당 함량이 40g을 넘긴다. 이 정도면 각설탕 10개를 먹는 양과 같다. 과일주스의 경우 무가당이라도 탄산음료 못지않게 많은 당을 함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당을 비만과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다이어트를 한다면 섭취 열량에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이제 당류 함량도 살펴봐야 한다는 말이다. 당분이 많은 유색 우유나 음료 대신 저지방 흰우유로 바꿔보자. 사실 이보다는 물을 마시는 것이 다이어트에는 가장 도움이 된다.

최근 ‘다이어터’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한다. 다이어트하는 사람을 뜻하는데, 마라톤을 하는 것처럼 중간에 넘어지더라도 꾸준한 다이어트를 실천해보자.

김민정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