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며칠째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면서 저체온증ㆍ동상 환자 급증하고 있다. 2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7~20일 나흘간 저체온증ㆍ동상 등 추위와 관련된 질환의 걸린 환자가 55명 발생했다.
한 주 전인 10~16일에 발생한 환자(24명)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12월1일 이후 누적 환자는 238명이며 그 중 9명이 사망했다.
전국 응급실 530곳을 통해 한랭질환자 발생 현황을 감시한 결과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7.3%로 70대 이상 노인층(26.1%)보다도 많았다.
발생 시간은 오후 6~9시가 18.1%로 가장 많았고 오전 6~9시(17.6%), 새벽 0~3시(15.1%)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은 발견 당시 음주 상태였다.
이번 주말동안 전국 곳곳에 한파 주의보ㆍ경보가 내려져 저체온증ㆍ동상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4일 서울 등 대부분의 지역이 체감 온도 영하 25~30도 기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체감 온도가 영하 25도 아래로 떨어지면 10~15분만 피부가 바깥에 노출돼도 동상 위험이 있고, 장시간 노출 시 저체온에 빠질 수 있다”며 “노출된 모든 피부를 덮고 방풍기능 있는 겹옷과 장갑, 목도리, 마스크 등 보호장구 착용하라”고 당부했다. 체감온도는 외부에 있는 사람이 바람과 한기에 노출된 피부로부터 열을 빼앗기면서 추위를 느끼는 정도를 나타낸 지수다.
특히 영유아ㆍ70대 이상 고령층ㆍ50대에서 저체온증 환자가 자주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저체온증은 심부체온(항문 온도 측정)이 35℃ 미만으로 되는 상태를 말한다.
저체온증에 걸리면 초기에는 팔ㆍ다리 등 몸을 떠는 증상을 보인다. 이후 근육 무력감과 함께 졸음이 쏟아진다. 저체온증에 빠지면 뇌 기능이 저하되면서 이해할 수 없는 감정 변화와 짜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권태감과 피로를 호소하며 추운 날씨인데 갑자기 옷을 벗는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음주 상태일 때 더 심하게 나타난다.
질병관리본부는 “체온 측정이 불가능하더라도 이러한 증상을 보일 경우 119에 신고해 이송해야 한다”며 “옷이 젖었다면 마른 옷으로 갈아입히고, 팔ㆍ다리가 아닌 가슴ㆍ배 등 몸통 중심부가 따뜻해지도록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