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키워주는 양고기… 12개월 미만의 ‘램(lamb)’ 누린내 없고 육질 부드러워

‘을미년’ 양의 해이기 때문인지 최근 양고기를 식재료로 한 요리 프로그램이나 양갈비 등을 내놓는 레스토랑 등이 각종 매체를 통해 자주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그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많은 사람이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양고기에서는 냄새, 그것도 고약한 누린내가 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고기라고 다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다. 양은 머튼(mutton)과 램(lamb)으로 나뉘는데 머튼은 ‘나이든 양고기’로 20개월 이상 자란 양이고, 램은 12개월 미만의 어린 양이다. 머튼은 누린내가 강한 데 비해 어린 양고기 램은 누린내가 거의 없으며 담백하고 육질도 부드럽다. 그런데 요즘 수입하는 양고기는 거의 모두 12개월 미만의 램 고기다.

이처럼 양고기는 맛만 좋은 것도 아니다. 몸에도 유익한 육류다. 특히 요즘처럼 환절기를 맞아 추운 날씨에 익숙해진 생체리듬이 깨지게 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게 될 때 적극 추천할 만한 식품이 양고기다. 양고기는 단백질, 철, 아연, 비타민 B, 칼슘, 인 등 몸의 면역력을 키워주는 영양소들의 원천이다. 본초강목, 동의보감 등에도 양고기는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주며, 오장을 보호하며 어지럼증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고 돼 있다.

우선 양고기는 8개의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단백질의 보고다. 백혈구를 합성해내는 재료가 아미노산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양고기의 풍부한 아미노산이야말로 면역력 향상에 가장 기초적인 소재라고 할 수 있다. 또 양고기는 대사 반응에 필수적인 비타민 B의 훌륭한 소스다. 비타민B1은 에너지 대사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B1이 부족하면 에너지 대사에 문제를 겪으며 현기증, 식욕부진, 피로, 전신 권태감 등에 빠질 수 있다. 또 비타민B1은 신경계, 근육, 심장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준다. 피부건강에 직접으로 관여해 피부 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B2도 양고기에 풍부하다. 비타민B2가 부족하면 입 주변에 염증이 생긴다. 역시 양고기에 풍부한 비타민B12는 적혈구 생산을 돕는 비타민이다. 철분 섭취에 인색한 채식주의자는 악성빈혈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비타민B12 제제를 일부러 먹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비타민B12는 평소 음주량이 많은 사람에게도 중요한 영양소다.

그러나 면역력과 관련 꼭 빼놓아서는 안 되는 성분이 양고기의 아연이다. 아연은 신체의 면역기능이 적절히 유지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성분이다. 아연은 성장과 조직 골격 형성, 생식기능도 돕는다. 5개월 동안 아연을 꾸준히 섭취한 결과,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양고기에는 램의 경우 100g당 12.3mg의 아연이 들어있으며, 이는 미국 성인 기준 하루 권장섭취량의 82%에 달하는 양이다.

철분 역시 면역력 증대에 필요하다. 주로 혈액 세포 및 혈액의 형성체에 철분이 이용되기 때문이다. 철분이 많은 식품으로는 양고기 외에 쇠고기, 시금치, 흰콩 등이 있다.

셀레늄도 양고기에 많이 들어있는 영양소다. 셀레늄은 갑상선호르몬 분비를 도와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준다.

그러나 양고기가 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양고기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고, 특히 포화지방산 비율 역시 높다. 따라서 고지혈증 환자들의 경우 지나친 섭취는 삼가야 한다. 양고기는 가열 후 냉각되면 지방이 굳어지므로 가열 중에 먹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것도 역시 근육조직에 불포화지방은 물론 콜레스테롤 축적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포화지방 역시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글=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