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일평생 동안 암 걸릴 확률 36.6%… 암 발병여부 확인하는 것이 효도 첫 걸음

2016년 붉은 원숭이의 해가 밝았다. 신년이 되면 부모님의 건강을 우려해 건강검진을 권장하는 자녀들이 많다. 혹시나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인 암(癌)이 발병한 것은 아닐지 염려하는 효녀, 효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대수명인 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한 살 더 들면서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고, 암발병 확률도 증가한다. 현재 국내 주요 7대 암은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폐암, 갑상선암이 꼽힌다. 그 만큼 발생 비율도 높다는 의미다. 따라서 고령인 부모님들의 경우 7대 암 발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고령인 부모님들의 건강을 위해 확인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위암은 우리나라 암 사망률 3위이자, 남자에서 발생률 1위를 차지할 만큼 흔하게 발병한다. 위암은 조기 발견 시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며, 수술 후 큰 통증이나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발견으로 완치에 이를 수 있는 만큼 조기 발견을 위한 노력이 필수다. 유항종 원자력병원 위암센터장은 “위암은 다른 암에 비해 내시경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점막에서 발생된 암이 점막하층까지 진행하는 데 평균 2∼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초기에만 발견하면 100% 완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암은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의 특성상 초기에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증상만으로는 조기 진단이 어렵다. 우상복부의 통증이나 체중 감소 또는 황달 등이 발생할 수 있으나, 간암에 의해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병이 급격히 진행된 경우다. 따라서 부모님 중 간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이거나 만간경변 환자들은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로 조기에 간암을 발견해야 한다. 이와 관련 최근 정부가 간암의 암 발전 속도가 빠른 점을 고려해 현행 1년의 검진주기를 6개월로 조정했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 지나친 육류섭취 등으로 대장암 역시 늘고 있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대장암 검진을 통해 혹시 모르게 발견될 수 있는 대장용종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가족 구성원은 필히 조기 검진을 해야 한다. 이보인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내시경으로 미리 대장용종을 찾아서 제거해주면 대장암의 약 80%를 예방할 수 있으며, 증상이 없는 50대 이상 남녀에게 건강검진 목적으로 대장내시경을 하면 20∼30%에서 용종이 발견되므로 50세 이상이면 주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폐암은 사망률이 높은 암이다. 흡연은 폐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수십 년째 담배를 끊지 못하는 집안의 어르신이 계시다면 필수로 금연과 함께 폐암검진을 권유하는 것이 좋다. 폐암은 약 30% 정도만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미리미리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정기적인 검사하는 것이 좋다. 폐암의 예후는 병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폐암의 완전절제가 가능한 제 1기∼2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이 수술 시 각각 80%, 50%까지 보고돼 있으나, 수술이 불가능한 3기 후반 또는 4기 환자의 경우는 예후가 좋지 않다. 최근에는 새로운 항암제가 개발되고 부작용이 적어 생존율이 증가했고 획기적 표적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7대 암에 속하지는 않지만 발병 후 예후와 생존율이 좋지 않은 췌장암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주요 암의 5년 생존율 중 유일하게 한 자리 수의 생존율(9.4%)을 보이고 있는 것이 ‘췌장암’이었다. 조기검진과 의학의 발전으로 우리나라 전체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69.4%로 대폭 상승했다. 그러나 췌장암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주요 암 중 췌장암의 예후가 나쁜 것은 발견이 어렵고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려운 질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췌장은 우리의 뱃속에 있기는 하지만 등 쪽에 가깝게 위치해 있고 다른 장기에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췌장암의 발견이 어려운 것이다.

정철운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교수는 “실제 췌장암 환자의 20% 정도만 수술이 가능한 상태에서 진단을 받는다. 췌장암은 발견하기 힘든 암이다. 췌장 건강 유지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적절한 식사와 금주, 금연이다. 췌장암은 당뇨나 췌장염과도 관계가 있으므로 당뇨나 췌장염이 있을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며, 과로와 스트레스도 잘 다스려야 한다. 정 교수는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바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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