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양모(37)씨. 그는 날씨가 추워진 뒤 밥을 먹을 때마다 속이 편치 않아 고민이다. 특별히 잘못 먹은 음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겨울 들어 소화가 잘 안되고 더부룩한 느낌이 계속 되는 것이다.
이처럼 겨울에는 유독 소화불량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날씨가 추우면 몸을 웅크리듯이 위장운동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신년 모임이 잦은 연초, 어떻게 해야 속 편하게 보낼 수 있을까.
소화불량이란 상부 위장관(주로 위 및 십이지장)과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소화기 증상을 말한다. 보통 위장 점막이 손상되거나 위액 등 소화효소 분비가 잘 안 돼 발생하지만 겨울철 낮은 온도도 위장장애를 불러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이 나고 상복부 팽만감, 식후 상복부 통증, 불쾌감, 구역, 트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소화불량 환자는 해마다 12월과 1월에 가장 많이 몰렸는데 4, 5월에 비해 평균 만 명 이상 많다.
위, 대장의 운동을 조절하는 몸의 자율신경은 온도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적은 겨울철에는 위의 활동성이 떨어지고 소화효소 분비가 줄어들기 쉽다.
또한 실내외 온도 차이 때문에 체온 조절 기능에 혼란이 생기면 소화기능에도 이상이 난다. 따라서 평소 소화불량이 잘 생기는 경우라면 배 부위에 열을 빼앗기지 않도록 따뜻한 옷차림을 하는 것이 좋다.
춥다고 내부에만 있기보단 적절한 신체활동도 소화불량 예방에 도움이 된다. 외부활동 후 실내에 들어오면 전열기구 옆에서 급하게 몸을 녹이지 말고 자연스럽게 체온을 올리는 게 좋다.
식사모임이 있을 때에는 소화가 잘 되는 음식 메뉴를 택한다. 삼겹살 같은 기름진 고기보다 단백질, 섬유질이 풍부한 두부 요리가 좋고, 과식하기 쉬운 뷔페식 레스토랑에서는 소화 효소가 풍부한 파인애플을 후식으로 먹으면 적당하다.
특히 소화가 안 될 때 탄산음료를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탄산음료는 카페인 때문에 실제로 소화에 방해 될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탄산음료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 있어 소화과정에서 발효되면서 오히려 가스를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우 교수는 “소화가 잘 안될 때 흔히 복용하는 소화제는 크게 ‘소화효소제’와 ‘위장관 운동 개선제’로 분류할 수 있다. 체내 음식물을 분해하는데 필요한 소화효소가 부족한 경우에는 소화효소제, 위의 기능이 떨어져 복부팽만감, 불쾌감, 복통,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위장관 운동 개선제를 복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소화효소제는 식후에 주로 복용하지만 위장 운동 개선제는 식사 30분 전에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