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이 자꾸 마르는 것 같다면

취재=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편집= 뉴스큐레이션팀 침 분비 늘리는 ‘구강 체조’, 충치·소화장애 예방
영남대병원 치과 이희경 교수는 “나이가 들면 침을 생성하는 침샘이 노화돼 침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노인들이 주로 복용하는 고혈압약이나 이뇨제 등의 부작용으로 구강건조증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입맛도 변하고 구취가 심해졌다면 ‘구강건조증’ 확인 필요
◇침 부족하면 잇몸질환·소화불량 유발

침 분비가 부족하면 충치, 잇몸질환이 생기기 쉽다. 침은 입안에서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을 씻어내 구강을 청결하게 만든다. 그런데 침 분비가 줄어들면 입안에 남아있는 음식물이 쉽게 부패하고 세균이 증가해 치아가 잘 썩고 잇몸에 염증이 생기게 된다. 침이 부족하면 음식물 소화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 몸은 음식물이 입에 들어오면 치아로 잘게 부순 뒤 침에 들어있는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로 음식물을 분해해 소화가 잘 될 수 있도록 한다. 이희경 교수는 “원활한 침 분비는 노년기 구강·소화 건강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므로 꾸준히 침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침샘 자극하는 구강 체조 도움

침 분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평소 침샘을 자극하는 ‘구강 체조〈그래픽〉’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구강 체조는 치의학 전문가들이 개발해 노년층 구강건조증 환자에게 권유하고 있다.

구강 체조에는 ▲입을 벌리고 닫는 운동 ▲혀를 움직이는 운동 ▲입술 주위 근육의 탄력을 높이는 운동 ▲침샘 자극 운동이 포함돼 있다. 입 주변과 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은 혀와 턱밑 침샘의 노화를 늦추고, 침샘 자극 운동은 귀밑에 있는 침샘을 자극해 침 분비를 유도하는 효과가있다.

2012년 영남대병원 치과 이희경 교수팀은 구강 체조의 침 분비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75세 이상 노인 97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두 그룹으로 나눠 3개월 동안 한 그룹은 매주 2회 30분간 구강 체조를 하게 하고, 다른 그룹은 구강 체조를 시키지 않았다. 그 결과, 구강 체조를 시행한 그룹에서 30초간 침을 삼키는 횟수와 침 분비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희경 교수는 “한 번 퇴화된 침샘은 다시 정상 상태로 회복하기 어렵다”며 “40~50대 때부터 일주일에 2회, 구강 체조를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구강건조증 예방하려면 턱밑 마사지 하세요 건강 경고등 ‘구강건조증’

침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을 ‘심각한 질병’으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술을 마신 뒤, 땀을 많이 흘렸을 때처럼 일상 생활을 하는 동안 자주 입마름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이 마르면서 ▷구내염이 자주 생기거나 ▷혀가 갈라지거나 ▷입냄새가 심하면 건강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구강건조증은 만성 염증 때문에 침샘(침을 분비함)이 망가지는 쇼그렌증후군, 당뇨병·빈혈 같은 만성질환, 만성 스트레스증후군·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이 질환의 공통점 중 하나가 입을 마르게 한다는 것이다.
/조선DB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홍정표 교수는 “스트레스나 우울, 불안도 자율신경계(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에 영향을 미쳐 침 분비를 줄인다”고 말했다.

구강건조증이 오래 가면 치주질환·타액선염·호흡기질환 같은 감염 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홍 교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많은 입안에서 항균 작용을 하는 침이 줄면 체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침이 줄면 소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위장 부담이 커져서 소화기 질환에 잘 걸릴 수 있다.

침을 분비하는 침샘 세포의 기능이 일단 떨어지면 구강건조증 치료가 쉽지 않다. 이 경우 침 기능을 대신하는 제제를 쓰거나 가글, 치솟질로 세균·바이러스를 줄이는 방법 밖에 쓸 수 없다. 검사를 통해 침샘 기능의 정상 여부를 확인한 뒤, 정상이면 부교감신경촉진제를 쓰는데 이때는 쉽게 치료된다.

겨울 ‘각종 건조증’, 이겨내는 법

여름철 대기 중 수분 함량은 80% 정도지만 겨울에는 40~50% 이하로 떨어진다. 피부의 경우 정상적인 수분 함량이 15~20% 정도가 돼야 하지만 겨울철엔 10% 미만으로 뚝 떨어져 건조해지는 것. 눈, 코, 입, 목구멍도 겨울엔 건조증이 더 심해진다. 인체 각 부위가 지나치게 건조해지면 다른 병이 시작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안구건조증과 피부건조증. /조선DB
▷ 안구건조증

눈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눈물 층이 파괴돼 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눈물샘을 자극하는 호르몬이 부족해져 건조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안구 건조증은 겨울이 되면서 주변 수분함량이 떨어짐에 따라 더욱 악화된다.

▷코 건조증

습도가 떨어지면 코는 민감하게 반응해 건조해진다. 건조해진 코 안은 점막 액이나 분비물이 바짝 마르게 돼 딱지가 잘 생기고 막히게 된다. 여기에 코를 자꾸 만지거나 후비면 코의 점막이 헐어 얇아져 코피가 나게 된다. 코 건조증을 예방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고 실내 습도는 50~60%로 유지해준다.

▷피부 건조증

겨울 건조한 날씨는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간다. 수분이 빼앗기면 피부 막이 무너지면서 각질이 일어나고 가려움증이 생긴다. 이 때 긁거나 자극을 주면 염증이 생겨 피부가 딱딱하게 굳거나 색소가 침착된다.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