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다이어트 성공법은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취업, 학업성취, 직장생활과 사업성공, 결혼과 연애…. 여기에 건강과 관련된 계획도 빠지지 않는다. 가장 흔한 새해 건강 목표는 금연과 다이어트다. 담배는 그냥 끊으면 되고, 다이어트는 조금씩 먹으며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간단히 해결될 것 같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매년 다짐해도 실천은 한 달을 넘기기 힘들다”고 말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의 도움으로 금연과 다이어트 목표를 지키는 것이 왜 어려운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지 소개한다.
◆금연 3개월 지나야 뇌 정상으로
비흡연자들 입장에서는 담배가 ‘백해 무익’함을 알면서도 피우는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이성적으로 흡연의 이유를 정당화하기는 쉽지 않다. 평균 수명을 10년가량 줄이고, 폐암에 걸릴 확률을 22배나 높이는 물질을 한 달에 15만원 가까이 들여 소비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주변의 비흡연자들에게 불쾌감을 유발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흡연자들도 사실은 금연을 원한다.
하지만 담배는 쉽게 끊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금단증상과 참을 수 없는 갈망이 발목을 잡는다. 흡연을 하면 뇌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니코틴 수용체를 자극하게 되고, 흡연으로 인한 짧고 강렬한 자극이 니코틴 수용체를 증가시킨다. 이 니코틴 수용체는 니코틴으로 채워져야 하는데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담배를 갑자기 끊으면 마치 밥을 먹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에 집중할 수 없고, 불안·초조·짜증이 밀려온다. 이러한 금단증상은 배고픈 사람이 밥을 찾듯 담배를 갈망하게 만든다. 이때 다시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 수용체가 채워지면서 며칠 굶은 사람이 밥을 먹은 것처럼 순간적으로 안도감이 든다. 또 집중력이 높아지고 마음이 편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워야 집중이 되고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래 비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집중을 잘하고 흡연자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지도 않는다.
흡연자들이 니코틴 중독 상태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금연의 약물치료다. 니코틴 수용체를 약물로 채워주면 흡연 욕구를 제어할 수 있다. 이 상태로 금연을 석 달 이상 유지하면 뇌가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약물치료를 잘 활용하면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담배를 끊을 수 있게 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치료와 함께 금연 동기를 강화하기 위한 상담과 자기 의지다.
◆스마트폰 활용해 칼로리·운동 관리 도움
체중 조절은 들어오는 에너지와 소모되는 에너지 사이의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들어오는 에너지는 곧 먹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체중을 빼기 위해서는 결국 덜 먹는 방법밖에 없다. 운동은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식욕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식이 조절 없이 운동만으로 살을 빼기 어렵다. 예를 들면 50분 동안 조깅을 하면 보통 250㎉가 소모되는데, 이는 콜라 한 캔을 마시면 바로 채워진다.
결국 살을 빼기 위해서는 먹는 것을 통제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뇌의 식욕 중추를 억제하기 위한 약물치료법이 있지만 금연 약물처럼 단기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스스로 먹는 칼로리 목표를 정하고 이를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요즘은 칼로리를 계산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많으므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이 먹은 것을 앱에 입력하다 보면 ‘내가 이렇게 많이 먹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고, 어떤 음식을 먹으면 칼로리가 적게 들어가는지에 대한 인식이 생기면서 칼로리 섭취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칼로리를 소모하게 해주고, 근육량을 늘리면서 장기적으로 기초대사량을 높여 가만히 있어도 소모되는 칼로리가 늘어나게 해준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이 관건이다. 구속력이 생기도록 수강료나 시설 이용료를 내고 운동을 하거나, 만보계 앱을 비롯한 건강·운동 관리 앱을 이용해 하루하루 정해진 운동 목표를 이뤄나가면 도움이 된다.
‘단기적 보상’도 새해 설정한 건강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신 교수는 “사람은 당장의 즐거움에 넘어가기 쉽기 때문에 보상을 주면 좋다”며 “‘금연을 유지하면 아낀 담뱃값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오겠다’, ‘체중을 3㎏ 빼면 새 옷을 사입겠다’는 단기적 보상을 하나씩 설정해 의지를 다지면 도움이 된다. 그런 보상을 배우자나 친구 등 다른 사람이 주면 더욱 좋다”고 조언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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