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 예방 위해 주류에 건강증진 부담금 부과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예나기자 술을 마셔본 성인 8명 가운데 1명은 알코올 중독 위험 수준에 해당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알코올 중독 관련 요인분석 및 정책방향'(정진욱 부연구위원) 보고서를 보면, 음주 경험이 있는 성인의 12.7%가 알코올 중독 위험군에 속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만2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알코올 중독 여부는 음주횟수, 음주량, 음주과정 및 후유증 등을 점수로 매겨 0∼15점을 정상 음주군, 16∼19점을 위험 음주군, 20∼40점을 알코올 사용장애 추정군으로 분류해 판단했다.
조사 대상 성인 남녀의 83.4%는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알코올 위험 음주군과 사용장애 추정군은 각각 5.9%, 6.8%로 집계됐다. 두 그룹을 합친 수치는 12.7%로 8명 중 1명꼴로 알코올 중독 위험 수준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특히 위험군에 속한 사람들 가운데 10대에 처음 술을 접한 경우는 위험 음주군이 43.8%, 사용장애 추정군이 48.8%에 달했다. 이들은 주로 ‘호기심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술을 처음 접했다고 답변했다.
보고서는 또 남성은 여성에 비해 위험 음주군에 속할 가능성이 4.6배, 사용장애 추정군에 속할 가능성은 3.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족·직장·이웃관계에서 갈등을 겪을수록 위험 음주군이나 사용장애 추정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이 3배 이상 큰 것으로 드러났다.
정 부연구위원은 “알코올 중독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강검진 시 알코올 중독 문진을 실시하고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올바른 음주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알코올 중독의 예방·치료·관리를 위해 소주, 맥주 등 주류에 건강 증진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하는 ‘보건복지포럼’ 11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