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관리1 (금연, 절주)’
강연자 : 이철민 교수(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민경복 교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작성자 : 국민건강지식센터
올해 1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조기 사망자 1600만 명의 사망원인중 약 600만 명은 ‘흡연’, 330만 명 ‘과음’, 320만 명 ‘운동 부족’, 170만 명은 염분 과다 섭취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잘못된 생활습관이 전 세계 사망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성질환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으로 2주에 걸쳐 이어지는 두 번의 강의에서는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노출될 위험이 높은 질병과 예방 및 개선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흡연이 해롭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보건학적 의미에서 흡연은 ‘사망원인 중 가장 중요한 예방 가능 원인’으로 꼽히며 금연권고 및 진료는 가장 효율적인 의료행위 중 하나로 여겨진다. 흡연이 암과 호흡기 질환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인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역시 모두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WHO는 1992년 국제질병분류기준에서 흡연을 니코틴 내성과 금단 증상 및 반복적인 사용을 특징으로 하는 의존성 ‘질병’으로 규정했다.
담배에는 3대 유해물질로 알려진 니코틴, 일산화탄소, 타르가 모두 들어있다. 니코틴은 코카인만큼이나 중독성이 강한 물질로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고 맥박을 빠르게 해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근경색과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 흡연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체적, 정신적으로 니코틴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러한 니코틴 의존성은 금단증상을 유발한다. 니코틴의 90%가 폐에서 흡수되고 담배연기를 빨아들인 후 뇌에 도달하기까지는 불과 7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때문에 흡연을 하면 폐암 발생 위험이 20배가 증가하고 비흡연자에 비해 사망률이 70%정도 높아지며 평균 수명은 12년가량 짧아진다. 이 외에도 각종 암과 폐질환, 심근경색, 뇌졸중, 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
또, 담배연기에는 3천여 종 이상의 독성화학물질과 60여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더욱이 흡연자가 연기를 들이 마신 후 내뿜는 주류연 보다 담배가 스스로 타면서 발생하는 연기인 부류연에 유해물질의 농도가 더 높아 간접흡연으로 인한 가족 및 주변인들의 2차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담배는 어떻게 끊을까. 우선 금연법은 감연법·단연법, 인지행동요법, 니코틴대체요법, 약물요법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한번쯤은 시도해 봤을 단연법은 담배를 한 개비, 한 모금도 피우지 않는 방법이며 감연법은 흡연량이나 체내에 흡수되는 니코틴 양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방법이다. 평소 피우는 담배의 니코틴 함유량보다 적은 담배로 바꿔 피우면 된다. 반면 오랜 시간 담배를 피워온 흡연자들은 이미 니코틴에 중독돼 있어 자신의 의지만으로 금연을 할 경우 성공률이 3~5%에 불과하다. 때문에 금연콜센터를 이용하거나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금연 약물요법 병행하면 성공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
인지행동요법은 흡연욕구를 자극하는 요소들을 줄여 니코틴 의존도를 조절하고 동기강화, 인지행동, 대처기술훈련 등 심리·사회적 치료를 적절히 병행하는 방법이다. 금연 클리닉이 대표적인데 정부는 올해 2월부터 흡연자에 대한 상담료, 금연보조제, 의약품 등의 비용을 지원하는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금연 치료를 받고 싶은 흡연자는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 등록하면 되는데 12주 동안 최대 6번 의사의 전문적인 금연 치료 및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금연 치료 의약품이나 니코틴 패치, 껌, 사탕 등과 같은 금연보조제를 구입하는 비용도 일부 지원받을 수 있다.
혼자 힘으론 도저히 금연을 하기 어려운 흡연자는 금연보조 치료 약물인 바레니클린과 부프로피온을 처방받을 수도 있다. 바레니클린은 금연효과가 높은 것으로 입증됐으며 부프로피온은 금단증세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두 약물 모두 우울증, 자살, 불면증, 구토 등 부작용 논란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음주는 흡연에 이어 전 인류 조기사망과 장애를 초래하는 두 번째 위험 요인이다. 또 일탈, 범죄, 사고와 같은 사회문제를 일으키므로 자신의 음주량과 행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예방하고 관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음주는 발암성 종양을 촉진시키고 체지방을 증가시키며, 간경변을 유발하고 간암위험을 높인다. 음주로 인한 질병에는 후두암, 식도암, 간암, 유방암을 비롯한 각종 암과 알코올성췌장염, 간 손상, 식도암, 위염 등이 있는데 췌장암과 결장암 위험은 2배 이상, 전립선암과 대장암 위험은 80% 이상 높아진다. WHO가 공개한 ‘각 나라의 수명에 미치는 연구’에 의하면 한국인은 음주로 약 11.1개월의 수명이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적으로 각종 암 발생률은 음주량에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나 습관적으로 음주를 하거나 알코올에 중독돼 쉬지 않고, 한번에 자주 마시는 사람은 절대적으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여성은 음주에 더 취약하다.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될 때 독성물질을 유발하는 항체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성은 같은 양의 알코올을 마셔도 남성보다 독성물질이 더 많이 생긴다. 또 몸속에 들어간 알코올은 지방에 축적되는데 남성보다 몸속에 지방이 더 많은 여성의 경우 알코올이 몸에 체류하는 시간이 더 길어 단기간에 알코올에 중독되기 쉽다. 알코올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증가시켜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을 유발하며 매일 2잔에서 4잔 정도씩 술을 마시는 여성은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들보다 유방암 발병확률이 41%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또, 임신 중 음주는 더욱 위험한데 유산이나 사산, 저체중아 출산의 원인이 되며 태아알코올증후군을 유발해 태아의 발달 장애에 악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적정음주량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WHO의 적정음주 기준은 남성은 하루 2잔, 여성과 노인은 하루 1잔이다. 2잔을 초과하는 과도한 음주는 부정맥과 심근병증을 유발하는 원인이기도 하며,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위 내용은 4월 1일 수요일 오후 7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함춘 강의실(종로구 연건동 소재)에서 열린 ‘건강증진 및 질병관리임상개론’ 강의 내용입니다.다음 글은 4월 8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민선 교수와 신애선 교수가 강의한 ‘생활습관관리2 (영양, 운동)’으로 구성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