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은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불청객이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줄고 하체가 부실해지면서 유연성과 균형감각이 떨어진다. 낙상으로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 일쑤다. 심하면 재채기만으로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속이 빈 수수깡처럼 곳곳에 구멍이 뚫린 허약한 뼈는 작은 충격조차 견디지 못한다. 내일(10월 20일) ‘세계 골다공증의 날’을 맞아 골다공증의 위험성과 노년기에도 튼튼한 골격을 유지하는 뼈 건강 예방·치료법을 알아봤다.
키 작아지고 허리 휘면 골다공증 신호
골다공증은 그 자체보다 골절 합병증이 무섭다. 주로 손목·척추·엉덩이뼈(고관절)가 잘 부러진다. 넘어지면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 손바닥으로 땅을 짚거나 몸을 돌리다가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부위다. 골다공증에 취약한 여성은 일생 동안 골절 발생 위험이 55%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낙상으로 손상이 큰 부위는 엉덩이다. 나이가 들면 반사신경이 떨어져 무게중심이 쏠린 뒤쪽으로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넘어진다. 앞으로 넘어질 때와 달리 손이나 팔로 충격을 줄이지 못해 그대로 엉덩이뼈에 전달된다.
이때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져 있다면 치명적이다. 단순히 골절로 끝나지 않는다. 수술로 뼈를 고정하는 수술을 받아 몸을 움직이지 못해 악순환을 반복한다. 최소 3개월 이상 침대에 누워 지낸다. 장기간 누워 있으면 눌린 부위에 욕창이 생겨 피부가 괴사하거나 폐렴·폐색전증·방광염으로 악화한다. 멀쩡하게 건강했던 사람이 낙상 후 골절로 쇠약해지는 이유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김경민 교수는 “나이에 상관없이 엉덩이뼈 골절 환자의 5명 중 1명은 1년 이내에 사망한다”고 말했다.
척추는 허리 변형을 조심한다. 넘어졌을 때처럼 뼈가 두 조각으로 ‘톡’ 부러지기보다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나르거나 자신도 모르는 새 척추뼈가 미세하게 금이 가 조금씩 주저앉는다. 결국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등이 앞으로 구부정하게 휘면서 꼬부랑 노인이 된다. 키도 예전보다 작아진다. 이런 척추골절은 엉덩이보다 골절 위험이 7배 이상 높다. 미끄러지면서 손을 짚을 때 발생하는 손목 골절도 흔하다. 괜찮겠지 하고 방치하면 손등뼈가 변형될 수 있다. 다행히 뼈가 붙어도 이전과 같이 활발하게 활동하기 어렵다. 몸을 지탱하는 힘이 예전 같지 않고, 보행 능력이 떨어진다. 대부분 혼자 걷지 못하고 지팡이·보행기에 의존해 이동한다.
골밀도 낮으면 치료 시작해야
골다공증은 예방이 중요하다. 사람의 뼈는 30세까지 최대 골밀도를 유지하다가 이후 점차 감소한다. 이 시기에 칼슘·비타민D를 가능한 한 충분히 보충해 골밀도를 최대한 높여 둔다. 은행 잔고가 든든하면 잔고가 바닥날 위험이 덜하듯 젊었을 때 골밀도를 높이는 뼈 저축을 충분히 해두는 식이다.
이미 골밀도가 낮다면 뼈 흡수를 억제하는 골다공증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세브란스 내분비내과 이유미 교수는 “50대를 넘기면 뼈가 만들어지는 것보다 흡수하는 속도가 빨라 골다공증으로 진행한다”며 “뼈 손실 속도를 조절해 골절 위험을 낮춘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은 폐경으로 첫 5년 동안 골밀도가 5%씩 급속도로 감소한다.
뼈 건강을 지키는 생활습관도 기른다. 칼슘은 뼈를 만드는 재료다. 대한골대사학회에서 권장하는 하루 칼슘 섭취량은 50세 이상 성인이 1000㎎이다. 우유 1㏄에 들어 있는 칼슘은 1㎎. 식단에서 얻을 수 있는 하루 평균 칼슘 섭취량이 500∼600㎎이니 적어도 매일 우유 2잔 이상은 마셔야 한다. 칼슘은 치즈나 멸치·두부·아몬드 등에 풍부하다. 여기에 꼭 추가해야 할 것이 있다. 칼슘의 체내 흡수력을 40%까지 높이는 비타민D다. 근력을 키우고 근육의 평형작용을 조정해 낙상을 막는 효과도 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