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부족하면 치매 경고음

[한겨레]
section _ H 노인층은 혈액 속의 비타민D 농도가 정상 수치보다 낮을수록 치매뿐만 아니라 치매의 전 단계인 ‘가벼운 인지장애’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벼운 인지장애는 기억력이 떨어져 생활에 불편을 겪는 상태이지만 아직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 치매는 아닌 상태를 말한다.

지난 2월 분당서울대병원의 문재훈·임수·장학철 내분비내과 교수팀과 김기웅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경기 성남시에 사는 65살 이상 노인 412명을 5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 핏속 비타민D의 농도가 낮을수록 5년 뒤에 가벼운 인지장애부터 치매까지 더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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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를 보면, 핏속 비타민D 농도가 10ng/㎖ 미만으로 부족 정도가 심한 집단에 속한 이들은 비타민D 농도가 20ng/㎖ 이상으로 정상에 속하는 이들에 견줘 5년 뒤에 가벼운 인지장애나 치매로 진행할 위험성이 2배가량 높았다. 이 연구는 사람의 인지 기능 및 비타민D 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흡연과 음주, 고혈압 및 당뇨와 뇌졸중 등과 같은 요인들을 모두 고려해 분석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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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의 문재훈 교수는 “비타민D가 부족할 때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에 더해 가벼운 인지장애의 발생에도 비타민D의 부족이 주요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임수 교수는 “유럽이나 국외의 연구 결과에서 확인된 비타민 D와 인지 기능의 관련성이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비타민D의 부족은 인지장애뿐 아니라 심장 및 혈관 질환의 위험성도 높이므로 비타민D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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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는 햇빛의 자외선을 통해 몸속에서 만들어지는데 뼈와 면역계 건강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최근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아지고 자외선 차단제 사용이 크게 증가해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은 자외선을 비타민D로 전환하는 효율이 떨어지고 실외 활동이 적은 만큼 비타민D 부족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 전문의들은 하루 15분 정도 햇빛을 쬐고, 우유나 등 푸른 생선을 섭취해 비타민D의 부족을 예방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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